헝가리 동포 간담회서 "복수국적 허용은 세계적인 추세"
순방 첫 일정으로 삼성SDI 헝가리 공장 격려 방문도
김의장, 복수국적 허용연령 하향 건의에 "결단 내릴 때 됐다"
헝가리를 공식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현지시간) 헝가리 교민 간담회에서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낮춰달라는 건의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할 때가 됐고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고 언급했다.

김 의장은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및 기업인 초청 만찬간담회에서 "65세든 45세든 무슨 의미가 있겠나.

복수국적 허용은 세계적 추세"라며 이처럼 밝혔다.

김 의장 언급은 최귀선 민주평통 위원이 "45~65세 재외동포 가운데 국가를 위해 헌신할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중국적 허용) 연령대를 좀 더 낮추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건의한 데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우리나라는 단일 국적을 원칙으로 삼는 단일국적주의 국가이지만, 2011년 국적법 개정으로 한국으로 귀국하고자 하는 65세 이상 재외동포에 대해 국내에서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전제로 복수국적 취득을 허용하고 있다.

김 의장은 "인력부족 현상을 국내 저출생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면 경제가 파탄 난다"며 "이민정책에 큰 변화가 필요하고, 거기에 복수국적 허용 문제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그는 "보수적인 분들은 소위 원정출산 등 이중국적 문제가 더 빠르게 확산하는 것 아니냐를 우려하는 거 같다"며 "하지만 그런 것보다 더 큰 걱정이 노동 부족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순방을 갈 때마다 교민 간담회를 해보면 늘 그런 말씀(복수국적 연령하향)을 하신다"라며 "깊이 있는 토론이 필요하고, 결단을 내릴 때"라고 덧붙였다.

김의장, 복수국적 허용연령 하향 건의에 "결단 내릴 때 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헝가리 교민들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LG전자, 삼성SDI, SK온, LG화학, 대한항공 등 헝가리에서 활동하는 기업인들도 참여했다.

김 의장은 헝가리 내 인재 수급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들에 대해 "기업은 결국 얼마나 좋은 엔지니어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삼성은 과거에 국내에서 인력양성이 안 되니 직접 교육을 했는데 기업들이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나라에서 인재를 키워내야 하고, 인재 확보를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김 의장은 헝가리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 전자여행허가제도 헝가리 적용 등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사항에 대해 "헝가리 대통령과 총리, 국회의장을 뵐 때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김 의장과 국민의힘 송석준·김승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신동근·조응천·고영인·최기상 의원, 홍규덕 주헝가리 대사, 박경미 국회의장 비서실장, 정운진 외교특임대사 등이 자리했다.

앞서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순방 첫 공식 일정으로 헝가리 괴드시 소재 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김 의장은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배터리 시장에 실제로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며 "2000년대 이후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발이 늦어 중국이 우리보다 배터리 기술에서 뒤지지 않는다"며 배터리 산업의 성장세에 발맞춰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방명록에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의 이차전지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SDI 헝가리법인과 임직원들이 자랑스럽다"라고 적었다.

김의장, 복수국적 허용연령 하향 건의에 "결단 내릴 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