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카우세아 나타노 투발루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카우세아 나타노 투발루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태평양도서국 5개국 정상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하고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과 5개국 정상은 △개발 협력 △기후변화 대응 △해양수산 △보건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과 29~30일 열리는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의 외교 영역이 한 단계 더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타네티 마아마우 키리바시 대통령을 시작으로 개별 정상회담을 했다. 시아오시 소발레니 통가 총리, 카우세아 나타노 투발루 총리, 이스마엘 칼사카우 바누아투 총리,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와의 회담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29일에도 마크 브라운 쿡제도 총리, 데이비드 카부아 마셜제도 대통령,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 달튼 타겔라기 니누에 총리, 수랭걸 휩스 주니어 팔라우 대통령 등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날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발표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태평양도서국 ‘2050 푸른태평양대륙 전략’의 공통점을 기반으로 한·태평양도서국 특색에 맞는 협력 사업을 구체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자유와 법치의 가치를 추구하는 나라로서 태평양도서국과 정의롭고 신뢰에 기반한 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했다. 태평양도서국 정상들은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공 사례는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데 좋은 귀감이 된다”며 “개발 협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분야에서 협력의 질과 양을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마아마우 키리바시 대통령과는 수산 분야 협력을 늘리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어선의 안전한 조업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고, 마아마우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발전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다고 했다. 소발레니 통가 총리와는 디지털 및 해수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나타노 투발루 총리와는 기후변화 대응 문제를 논의했고, 칼사카우 바누아투 총리와는 항만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와의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 관련 지지 입장에 사의를 밝혔다. 마라페 총리는 한국 제조업체의 투자와 진출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 태평양 5개 섬나라와 정상회담…기후변화·해양수산 협력
29일에는 1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 정상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내에서 열리는 첫 다자 정상회의다. 또 한국과 태평양도서국 간 첫 번째 다자 정상회의기도 하다. 세계 주요국은 최근 태평양도서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어족 자원과 미래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데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030년 엑스포 유치에도 이들 국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구나 국토는 작지만 국제기구 선거에서 한 표씩 행사한다. 태평양도서국 14개국 중 11개국은 엑스포 개최지 투표권을 보유한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