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에 '설상가상' 계파 갈등 재점화…"정기국회 이전 지도부 퇴진" 주장도
혁신기구 놓고도 파열음…박용진 "민주당 지도자라면 잘못된 행동에 단호해야 해"
'내우외환' 민주당…돈봉투·김남국에 대의원제·개딸 논란까지(종합)
더불어민주당이 잇따른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021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이어 '김남국 코인' 의혹이 터지더니 이번엔 대의원제 존폐 논쟁까지 불거지면서 해묵은 '집안싸움'이 다시 가열되는 분위기다.

고질적 계파 갈등은 아이러니하게도 돈 봉투 의혹에 따른 당 혁신안 마련 과정에서 재점화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일각에서 당내 불법 정치자금 근절을 위한 대책으로 대의원제 폐지를 들고나오면서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 회의에서 "대의원제 폐기 개혁의 길로 가야 한다.

당 대표도 한 표, 대의원도 한 표, 당원도 한 표인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공개 발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친명계 초선 장경태 최고위원이 이끄는 당 혁신위원회는 최근 지도부에 대의원제 폐지·축소안을 각각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우외환' 민주당…돈봉투·김남국에 대의원제·개딸 논란까지(종합)
비명(비이재명)계는 대의원제 폐지 주장에는 친명계가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강성 권리당원들의 영향력을 단번에 키우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의심한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들은 지난 대선을 전후로 당내 쟁점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비명계 의원들에게 비난성 '문자 폭탄'을 보내 논란이 됐다.

다만, 친명계 가운데서도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의원제 폐지에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아 폐지 논의에 당장 힘이 실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인 수도권 다선 의원은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의원제는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를 위한 근간"이라며 "대의원 권한을 다소 줄일 순 있겠지만 지금 추진하는 것은 당 분란만 자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우외환' 민주당…돈봉투·김남국에 대의원제·개딸 논란까지(종합)
대의원제 폐지 문제와는 별개로 당내 '개딸 논란'은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와도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이 대표 최측근인 김 의원을 비판한 당내 청년 정치인들에게 강성 당원들이 '온라인 공격'을 가하면서 이 논란은 원외까지 확대되고 있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경북 안동에서 열린 당원 모임에 갔다가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입장을 거부당했다며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당원들이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그 입으로 이재명을 말하지도 말라'고 했다"고 적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지도자를 자임하고,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이라면 이런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호해야 한다"며 "권한을 가진 만큼 책임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일부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잘못된 태도가 이 대표를 더 힘들고 외롭게 하고 민주당을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며 "싫은 놈 나가라는 식의 분열적 당 운영과 혐오로는 우리가 승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기류 때문에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비명계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 공격 중단' 결의안 채택을 제안했다.

그러나 친명계 반대에 무산돼 '개딸' 문제에 대해서도 계파 간 간극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내달 중순 출범할 것으로 보이는 혁신기구 권한을 놓고도 친명계와 비명계 간 신경전이 거세다.

비명계는 지도부가 당 쇄신과 관련한 전권을 혁신기구에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친명계는 선출직 지도부의 고유 권한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혁신기구 출범 직전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이처럼 일련의 악재와 논란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 리더십 문제도 수면 위로 올라오며 잠시 잦아들었던 '질서있는 퇴진' 요구도 비명계에서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비명계 일각에선 9월 정기국회 전에 이 대표가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들린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을 앞둔 올해 정기국회에서만큼은 민주당이 제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상처 날 대로 난 현 지도부는 늦어도 8월까지는 자진해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