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2023 연합ㆍ합동 화력격멸훈련'에서 국민참관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MLRS(M270다연장로켓)를 이용한 적 진지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일보
25일 '2023 연합ㆍ합동 화력격멸훈련'에서 국민참관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MLRS(M270다연장로켓)를 이용한 적 진지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일보
"적 포병이 사격을 준비하는 모습이 식별됐습니다. 한미 연합전력이 대화력전을 준비합니다."

25일 오후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300명의 국민참관단이 함께한 가운데 장내 아나운서의 음성이 훈련장을 채우며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이 시작됐다.

먼저 북한이 장사정포를 이용해 전면적 공격에 나서자 우리 군이 대응에 나서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참관단 오른쪽 상공에서 KF-16 전투기 편대가 나타나 적 가상 위치인 알파벳 'I' 표적판 주변 정확히 항공폭탄을 투하했다. 이어 FA-50 편대까지 지상폭격에 나서며 적 포병을 무력화했다.

한미 연합 전력이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사이에 적 지상부대가 GOP 일대에서 공격 준비에 들어갔다. 이에 우리 군은 정찰드론과 소총사격드론, 자폭드론으로 구성한 군집드론을 투입해 적진 깊숙히 들어갔다. 올해 초 육군이 실전배치한 자폭 드론 '로템-L'이 실제 대중에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전 거리 10㎞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원래 대공방어를 위해 전력화 돼 있는 K-30 '비호 복합' 과 차륜형 대공포 '천호'도 지상타격 용도로 전환돼 불을 뿜었다. 여기에 AH-64E '아파치'·AH-1S '코브라' 헬기 등 공중 전력까지 합류했다.
 E-737(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상공에서 플레어를 발사하고 있다./ 국방일보
E-737(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상공에서 플레어를 발사하고 있다./ 국방일보
이후 한미 연합군의 반격작전인 '불굴의 자유 작전'이 시작됐다. 작전은 공중 조기경보통제기 E-737 '피스아이'로 시작됐다. 피스아이는 작전지역 상공을 비행하면서 적군의 능력을 파악하고 아군의 작전을 통제·지휘하는 역할을 한다. RQ-4 '글로벌 호크', RC-800 '금강' 정찰기 등도 적의 후박 핵심표적을 식별했다.이후 F-35A와 F-16 전투기 편대가 적 시설을 파괴하며 우리 부대의 공격여건을 조성했다.
 F-35A 스텔스 전투기가 공중기동하며 플레어를 발사하고 있다./ 국방일보
F-35A 스텔스 전투기가 공중기동하며 플레어를 발사하고 있다./ 국방일보
이후 우리 군은 북으로 가는 진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K9 자주포, 다연장 로켓(MLRS) K-239 '천무' 등이 적 후방을 타격한 뒤 한미 장갑차가 좌우 산등성이 능선을 따라 기동했다. 주한미군의 M1135 화생방 정찰차, 우리 군의 K808 차륜형 장갑차가 동원됐다. 적 전차부대가 반격하자 K2 '흑표' 전차도 사격을 개시했다. 한미 연합부대는 적을 제압하면서 '사거리 전투' 전략을 썼다. 사거리 전투는 우리 지상 전력의 월등한 사거리로 적의 사거리 밖에서 적을 제압하는 전술을 뜻한다.
 K2 전차가 전방에 식별된 적에 대해 사격을 실시하고 있다./국방일보
K2 전차가 전방에 식별된 적에 대해 사격을 실시하고 있다./국방일보
장애물 개척전차 K-600 '코뿔소'는 지뢰를 제거하며 지상 전력의 진출로를 확보했다. 적의 포 반격이 계속되자 군은 '동시 통합사격'에 나섰다. 공중에선 FA-50 공격기가 남은 적 기갑부대를 타격하자 K2 탱크와 아파치 헬기가 함께 공격을 진행했다. MLRS가 다시 불을 뿜으며 적 후방 표적을 노렸다. 군단 특공연대가 공중강습작전을 실시해 중요지형을 확보하자 승리를 알리는 녹색 신호탄이 하늘로 올랐다.

이번 훈련은 한미 양국 군의 71개 부대 장병 2500여명과 장비 610여대가 참가하는 등 역대급 규모로 실시됐다. 우리 군은 매년 화력훈련을 진행했는데, 미군과 함께 훈련한 건 2017년 이후 6년 만이라는 설명이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연합군의 합동 능력을 보여주려는 과정에서 훈련 규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본 훈련에 앞서 '한미동맹' '70주년' '압도적인' '군사능력' '힘에 의한' '평화구현' 등 문구를 군집드론 하늘에서 보여 준 점도 이같은 훈련 목적을 드러냈는 평가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