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NOW] '주체사상의 산아' 조총련 결성 68주년…갈수록 위상 약화
북한이 25일 일본내 친북 조선인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결성 68주년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내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조총련 결성 68돌에 즈음해 조총련 관계자들을 "주체의 산아, 세계 해외교포 운동의 선구자"라면서 축하했다.

조총련은 중앙기구와 지방본부, 지부, 분회로 구성돼 있다.

재일본조선인상공인동맹, 재일본조선인노동자동맹, 재일본조선인민주여성동맹 등 산하 기관과 재일본조선인인권위원회, 재일본조선인평화통일위원회 등 위원회를 두고 있다.

매주 월, 목요일을 제외하고 5일간 기관지 '조선신보'를 발행하고 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국회의원격) 687명 중 6명을 보유한 4대 정당이기도 하다.

조총련은 1945년 해방 직후 세워진 좌우합작 재일 조선인 조직 '재일본조선인연맹(조련)'을 기원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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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련은 일본공산당 출신 인사들의 참여로 차츰 좌경화되면서 천황제 타도 등을 요구하다 1949년 9월 일본 주둔 연합국총사령부(GHQ)로부터 폭력 단체로 규정돼 해산됐다.

이후 재일조선해방구원회 등 조련 산하조직 출신들이 만든 재일조선민주전선(민전)과 조련 행동조직 재일조선민주청년동맹의 후신인 조국방위위원회(조방위)가 결성돼 활동됐다.

그러다 북한이 노동당 영도를 주장하고 민전 지도부를 비판하던 한덕수를 공개 지지하면서, 1955년 5월 25일 민전과 조방위가 해산되고 한덕수 중심의 조총련이 탄생했다.

노동신문은 "혼돈과 방황 속에 헤매이던 재일조선인 운동이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는 명확한 강령"으로 전진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조총련은 1958년 5월 제4회 전체회의에서 6인 집단지도체제를 한덕수 1인 의장체제로 전환했다.

이 회의를 전후해 북한의 교육 원조 지원 송금과 재일교포의 북한 귀환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1959년부터 1984년까지 북송된 재일교포는 9만3여명을 기록했다.

이후 조총련은 조직 확대에 나서면서 일본 도도부현(都道府縣) 대부분에 지방본부를 뒀으며 약 150개의 조선학교를 설치했다.

1960년대 초 조총련 산하의 재일교포는 20만 명에 달했고 1970년대 초반에는 재일교포 거의 절반을 포섭했다.

북일 수교가 안된 상태에서 조총련 시설물은 사실상 외교 공관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1965년 한일 수교로 조총련의 법적 지위가 약해졌다.

또 1972년 한덕수 심복인 김병식이 반란을 도모하다 북한에 압송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조총련 이탈자가 대거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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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재일교포 성묘단의 한국 방문 사업으로 재일본대한민국거류민단(민단)으로 전향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났다.

북한에 귀환했거나 납치됐다가 탈북한 교포들의 현지 실태 폭로도 이어졌다.

여기에다 조선인 중심 금융기관 조은신용조합(조긴·朝銀) 파산, 조총련계 상공인들에 대한 헌금 강요, 한국 경제 성장과 위상 강화 등도 세력 약화에 일조했다.

조총련 설립 이후 장기간 조직을 장악했던 한덕수가 2001년 사망한 이후 더욱 위축돼 2000년대 후반 가입자가 약 4만 명으로 줄었다.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 '조선적'(朝鮮籍·조총련계가 포함된 무국적)은 2만9천559명으로 3년 전보다 4천380명(11.5%) 감소했다.

2018년 말 기준 재일교포 82만4천977명 중 3.6%에 불과한 수준이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장학금 지급 등 조총련 지원의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 15일) 111주년을 맞아 조총련에 2억6천730만엔(약 26억3천800만원)의 교육원조비와 장학금을 보내는 등 태양절 때마다 조총련에 빠짐없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조총련 차세대의 충성심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생모 고용희가 북송 재일교포 출신이어서 김 위원장이 조총련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통일학부)는 "2000년대 들어 조총련 위상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김정은 정권 들어 최근 조총련 지원에 다시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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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