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주의 퇴행에 盧 대통령의 꿈도 일시 후퇴" 尹정부 직격
文 전 대통령도 2년 연속 참석…박광온 "'盧 정신'으로 진정한 쇄신"
민주, 봉하마을 총집결…'노무현 정신' 앞세워 반전 모색(종합)
더불어민주당이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4주기를 맞아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총집결했다.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코인' 논란으로 수세에 처한 상황에서 다시금 '노무현 정신' 계승을 외치며 지지층을 결집, 반전의 계기를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전 대통령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2년 연속 추도식에 왔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임기를 마치고 5년 만에 추도식에 참석했었다.

민주, 봉하마을 총집결…'노무현 정신' 앞세워 반전 모색(종합)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 인근 생태문화공원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한 후 묘역을 참배했다.

지도부와 동행하거나 개별적으로 추도식에 온 민주당 의원들은 100여명에 달한 것으로 당은 추산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해찬 전 대표, 한명숙 전 총리 등 당 원로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 12월 출소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자리했다.

추도식에 앞서 노 전 대통령 사저 마당에서는 별도 오찬 행사가 진행됐고,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 씨 등도 참석했다.

이 대표는 묘역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가 다시 퇴행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역사의 진보'가 잠시 멈추고 일시 후퇴한 것 같다"며 윤석열 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큰 것도 아마 이 안타까운 현실 때문일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꿈꾼 '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향해서 깨어 있는 시민들과 함께 조직된 힘으로 뚜벅뚜벅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봉하마을 방문에 앞서 페이스북에서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이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될 때가 있다"며 "기득권에 맞아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당당히 앞으로 나아갔던 그의 결기를 기억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 봉하마을 총집결…'노무현 정신' 앞세워 반전 모색(종합)
그간 언론 인터뷰를 자제해 왔던 정세균 전 총리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 "노 대통령이 강조했던 원칙과 상식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후퇴한다는 우려에 그가 다시 소환되는 것 같다"며 "정치는 실종되고 법을 통한 배제와 탄압이 이어진다는 국민적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겸손과 무한책임이라는 '노무현의 유산'을 잃어가고 있다"며 "당을 둘러싼 위기 앞에 겸허했는지 철저히 돌아봐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쇄신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높은 도덕성은 민주당의 정체성이다.

엄격한 잣대로 '자기 개혁'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돈 봉투·김남국 리스크'로 당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지지층을 향해 고강도 쇄신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