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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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행안위원장과 최근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이성만 의원이 거친 설전을 벌였다.

16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두 사람의 충돌은 장 위원장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박찬진 사무총장을 상대로 북한 해킹 공격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답변하라고 거듭 요구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및 무소속 의원들이 박 사무총장에게 따져 묻는 장 위원장을 향해 "(위원장이) 사회를 봐야지" 등으로 비판하며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했다. 특히 이 의원은 손가락으로 장 위원장을 가리키며 항의했다.

이에 장 위원장은 이 의원에게 "아직까지 소리 지르고 손가락질할 힘이 남았나"라며 "부끄러운 줄 알라. (자리를) 왼쪽으로 옮긴 거 부끄러운 줄 알라"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앉은 오른쪽 자리에서 돈봉투 의혹에 연루돼 탈당하면서 국민의힘 및 무소속 의원들 자리인 왼쪽 좌석으로 옮긴 것을 꼬집은 것이다.

장 위원장은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안 주겠다"며 박 사무총장에게 질의를 이어갔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거봐 안 주잖아", "질의를 왜 위원장이 합니까"라고 하는 등 반발했다. 장 위원장이 "어디서 반말이야",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건가" 등으로 직격하자,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장 위원장을 향해 "싸가지 없이 말이야"라고 받아쳤다.

이와 관련해 행안위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굳이 감정을 섞어서 사회를 보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성만 의원에게) 우에서 좌로 간 것에 대해 '정신 못 차리지 않았느냐'는 뉘앙스의 표현은 위원장으로서 품위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서 사과해달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선관위 답변에 위원장이 명확한 답변을 촉구한 정도에 불과했다"며 "(위원장이) 얼마든지 정확한 답변을 촉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장 위원장은 이후 정회를 선포하며 오후 3시부터 회의 속개를 예고했으나,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보이콧을 거론하며 장 위원장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이들은 정회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 위원장이 사과 표명의 뜻을 밝히지 않는다면 민주당 행안위원 일동은 공직자윤리법 처리를 제외한 모든 행안위 일정에 보이콧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