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청와대 출신' 여선웅 직방 부사장 "민주당판 '천아용인' 만들 것" [인터뷰]
"스타트업 업계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기득권 편에 서서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정당'입니다. 민주당 판 '천아용인(이준석계 청년 정치인 4인방)'을 꾸려 기득권 정치, 낡은 생각에 맞서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의 여선웅 직방 부사장(40·사진)이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 혁신운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여 부사장은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최근 직방을 퇴사해 민주당으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여 부사장은 "국민의힘은 30대 0선을 당 대표로 세우고 민주당 정부 출신 공직자를 대통령 후보로 영입할 만큼 역동적"이라며 "반면 민주당은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정당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판 천아용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 부사장은 "민주당도 국민의힘처럼 젊은 혁신가들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원외 청년 정치인, 전직 최고위원 등과 접촉하며 진용을 꾸려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직에 출마하며 혁신 바람을 일으켰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처럼 민주당에도 그런 에너지를 불어넣겠다는 얘기다.

여 부사장은 이날 SNS를 통해 민주당의 경제 노선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그는 "민주당엔 성역이 너무 많다. 지킬 성역이 많으니 기득권 보수 정당처럼 보인다"며 "시대가 바뀌었는데 민주당의 경제 노선, 노동관이 바뀐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런 '성역'의 대표 사례로 당내 '을지로위원회'를 꼽았다. 여 부사장은 "반기업 상징이 된 을지로위원회를 지금처럼 운영하는 것이 맞는지 질문하지 못한다"며 "왜 세상을 갑과 을로 구분해야 하는지, 왜 항상 진영 논리가 최우선 해야 하는지 질문하면 안 되고, 거대 노조 기득권을 기득권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을지로위원회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을 한다는 취지지만, 이 위원회로 상징되는 민주당의 경제 노선이 지금 시대에 맞지 않고 젊은 층의 호응을 받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업계나 경제계에 있는 사람들에겐 을지로위원회의 갑을, 선악 구분이 불편하게 다가온다"며 "갑과 을은 사실 계약 관계일 뿐인데 단선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 부사장은 "지금 민주당은 정풍운동이 일어나야 정상이지만, 돈 봉투 사건에 대해서도 제대로 국민께 사죄와 용서를 구하지 못하는 비겁한 정당이 됐다"라고도 했다. "선악의 진영논리와 86세대 온정주의 동지애가 작동했기 때문"이라며 "세대교체를 통해 기득권 우산 정치, 낡은 생각, 성역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여 부사장은 민주당 당직자 출신으로 2014~2018년 강남구의원을 지냈다. 강남구의원 재직 시절 신연희 당시 강남구청장의 저격수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강남구의원 임기를 마친 후 이재웅 당시 쏘카 대표의 제안으로 쏘카 새로운규칙그룹 본부장으로 쏘카에 합류했다. 이후 2019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로 입성했다. 직방엔 2021년 1월 커뮤니케이션실 총괄 부사장으로 합류해 2년여간 일한 뒤 퇴사했다.

여 부사장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지역 출마에 도전할 계획이지만, 지역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