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발표된 삼성SDI와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추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기간 이뤄진 한미 양국 간 기술동맹 강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이 기존의 군사·안보 중심에서 첨단 기술과 공급망 중심으로 진화하는 단계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尹국빈방미] 삼성SDI·美 GM 손잡고 한미 '기술동맹' 강화
삼성SDI는 GM과 손잡고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작 법인의 위치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연산 30GWh(기가와트시) 이상 규모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나온 투자 결정으로, 삼성SDI는 BMW,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에 이어 북미 1위 완성차 업체인 GM을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

특히 재계에서는 지난해 양국 정상이 밝힌 '한미동맹의 발전' 사례가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122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 가운데 나온 사실상 첫 양국 간 투자 협력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방미 기간 삼성SDI와 GM의 발표는 단순한 한미 대기업의 협력을 넘어 '기술동맹'으로서의 양국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기술'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 것 자체가 '한미동맹 70년'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앞서 작년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한미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첨단기술과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한미 관계가 첨단 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이 기술 동맹으로 경제안보 협력을 위해 노력할 때 더 많이 발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삼성SDI와 GM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으로 미국에 신규 일자리 수천개가 창출되고 국내 협력회사의 미국 진출이 확대되는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며 "한미 양국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윈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미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지만 국내에는 '마더 팩토리'와 핵심소재 연구시설을 구축,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와 양산 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더 팩토리는 첨단 생산 기술과 핵심 공정을 선제적으로 개발·적용해 해외 생산 공장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는 '글로벌 표준 공장'이자 '핵심 생산 기지'다.

해외공장은 현지 시장을 겨냥한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마더 팩토리인 한국 공장은 첨단 역량을 키운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