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공사 마치고 개관식…프랑스 외교장관·김건희 여사 참석
'김중업 설계' 주한프랑스대사관 원형 되찾았다
"원형으로 복원된 이 건물은 이제 서울의 아이콘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
한국 현대 건축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고(故) 김중업(1922∼1988) 건축가의 설계 원형으로 복원돼 15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이날 오후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과 김건희 여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신축 대사관에서 개관식을 열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 건물은 한국 현대 건축의 선구자이자 프랑스 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였던 김중업 선생의 설계로 1962년 완공됐다.

특히 한국 전통가옥의 곡선을 모티브로 한 집무동 콘크리트 지붕의 처마선은 한국 전통문화와 프랑스의 현대적 감각의 결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여러 차례의 증·개축으로 본래 형태가 변형됐다.

2015년 프랑스 외교부가 한·프랑스 관계의 위상 강화 등을 고려해 대사관 건물의 현대화 필요성을 발표한 뒤 원형대로 공간미와 곡선미를 살려 복원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김중업 설계' 주한프랑스대사관 원형 되찾았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장이브 르드리앙 당시 프랑스 외교장관이 방한했을 때 신축 착수식이 개최됐고 공사 끝에 이번에 콜로나 장관 방한과 함께 5년 만에 신축 대사관의 개관식이 열리게 됐다.

이날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옛 집무동은 설계 원형대로 지붕의 날렵한 곡선이 돋보인다.

다목적 전시실로 탈바꿈한 이 건물을 대사관은 '김중업관'(Le Pavillion Kim Chung-up)이라고 명명했다.

기존 건물인 집무동과 대사 관저에 더해 고층 타워동인 '몽클라르관'과 갤러리동 '장-루이관'을 새로 지었는데 이들 건물은 6·25전쟁 프랑스 참전용사들에게 헌정됐다.

6·25전쟁 당시 프랑스 대대를 지휘한 대대장 랄프 몽클라르 장군, 한국군 부사병을 구하다 산화한 군의관 쥘 장-루이 소령의 이름을 각각 붙였다.

콜로나 장관은 축사에서 "(이들의) 이름이 이번에 신축된 건물에 명명됨으로써, 그들 모두의 기억이 이곳에 살아 숨 쉬게 되었다"고 기렸다.

주한 프랑스대사관 측은 이전에 서울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소속 부서를 신축한 충정로 대사관에 한데 모아 앞으로 업무를 볼 예정이다.

콜로나 장관은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서울시민을 향해 활짝 열린 대중의 접근이 가능한 곳이 될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외교가 요구받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