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포럼 연설…주한우크라대사, 살상무기 지원 거듭 요청
골드버그 美대사 "한일 화해 尹대통령 조치, 높이 평가받아야"(종합)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최근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화해협력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30일 서울 한 호텔에서 한미동맹재단이 주최한 한미동맹포럼에서 연설하며 지난 16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의 결과를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안보뿐 아니라 한반도 도발 위협 대응 차원에서도 (한미일) 3자 협력을 핵심적 요소로 본다"며 "한일 화해를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여러 조치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한일 정상회담)이 한미일 3자 협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물론 양국의 가슴 아픈 과거사가 얽힌 것을 알지만, 동시에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두 민주국가가 다른 민주국가와 함께 안보를 증진하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내달 말 예정인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와 관련해 "한미동맹의 유산을 되돌아보는 의미로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을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

참 엄숙한 장소"라며 "미군 전사자 이름도 미국 수도의 추모 공간에 새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DC 기념공원에 있는 문구인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서울 전쟁기념관 바닥에 새겨진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기억하라'는 문구를 언급하며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떠올려야 하는 단어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는 권위주의 국가들의 전례 없는 위협과 침공에 직면했다"며 "재래식 방위뿐 아니라 사이버 안보, 우주 사용 책임, 건강, 기후변화 난민 등 세계 안보의 모든 면에서 한국과의 공유된 안보를 다자적으로 재정의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등을 둘러싼 신경전 수위가 높아져 가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는 국가 간 긴장을 고조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한국에서도 사드 등 안보 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나 강압에 영향을 받는 상황이 다시 벌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는 이날 한국을 향해 살상무기 지원을 재차 호소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포럼에 보낸 동영상 인사말에서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무기를 공급하는 일이 유혈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그간 이행한 비전투용 군수품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 "장갑차, 안티드론 체계, 치명적 무기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이런 군사 장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해 달라는 거듭된 요청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후 한국 측에 무기 지원을 꾸준히 요청해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의약품, 컴퓨터, 트럭, 구급차 등과 방탄 헬멧·조끼, 방독면 등 인도적 지원 및 비살상 군수물자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러시아는 전진하면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났고 전략적 패배 상태에 있지만, 점령군은 여전히 전술적 공격에 나설 자원을 가졌다"며 "어려운 시기에 미국과 한국이 포괄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