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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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30일 더불어민주당의 한일 정상회담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야당이 4월 임시국회를 '외교 트집 잡기의 장'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된 근거 없는 일본 언론보도를 맹신한다고 지적에 나선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어제 기어코 한일 정상회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정조사뿐만 아니라 상임위원회까지 총동원해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는)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물타기용으로 4월 임시국회를 외교 트집 잡기의 장으로 삼겠다는 의도"라며 "(외교)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려서 국민들이 살기 좋아지도록 만드는 게 지도자의 역할임에도 민주당은 이런 국민들의 이익에는 도통 관심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관계 개선으로 가져올 경제 효과를 하나씩 짚었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3조5000억원 수출 증가를 예측했다"며 "한국경제연구원 역시 수출과 외국인 직접 투자로 인한 생산 유발효과가 20조원에 달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정의당 관계자도 외교 문제는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할 사항이 많은 게 당연하다며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 정상회담 관련 내용이 극비라며 국정조사를 거부했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국정조사를 추진한다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했다"며 "민주당 상임고문 출신인 정대철 신임 헌정회장도 윤석열 대통령 집권 후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정상 외교는 국정조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민주당의 논리대로라면 문재인 정권 당시 남북 정상회담도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정작 국정조사가 필요한 사항은 따로 있다. 문재인 정부가 대북 원전건설 문건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나 월성원전 경제성이 조작된 혐의 같은 것들"이라며 "문 정권에서 우리 당이 21건의 국정조사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우리 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단 한 건도 받아들인 적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은 대통령실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한일 정상회담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가 논의됐다'는 일본의 일부 언론보도에 근거하고 있다. 일본 언론의 근거 없는 보도를 왜 이리 맹신하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이 한일 정상회담 국정조사를 끝끝내 우긴다면, 문재인 정부가 했던, 지금까지 베일에 싸인 김정은과의 남북 정상회담부터 국정조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