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를 차지하고 있는 친윤계 핵심 인사들이 연일 ‘이준석계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 당과 대통령에 대한 2030세대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포섭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준석계로 불리는 ‘천아용인팀(천하람 변호사,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기인 성남시의원)’을 등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불가능한 건 없다. 우리 당의 당원들이니 어떤 자리든지 발탁할 수 있다”며 “다만 대통령에 대해 지나친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천 변호사를 두고 “‘이제 당의 성공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선언을 하면 이준석 전 대표를 뛰어넘는 청년 정치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청년특별위원장을 맡겨도 되고 순천 (당협)위원장이니 호남 문제를 다루는 특별위원장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당직 인선 가능성도 내비쳤다.

앞서 친윤계는 내년 총선 공천에서도 이준석계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공천 실무 책임자인 이철규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한 라디오에서 “이준석계, 유승민계라고 해서 공천에서 무조건 배제한다면 그것은 공당이 될 수 없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18~29세)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22%로 집계됐다. 전주인 3월 3주차 조사에서는 13%까지 추락했다. 이에 이준석계를 끌어안지 않으면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당 지도부가 실제로 이준석계를 포용할지는 미지수란 분석이 적지 않다. 비윤계로 꼽히는 권은희 의원은 이날 “목소리를 듣고 의사 결정에 힘을 주는 것이 포용인데 단순히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