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최고위…지명직 최고위원 교체 유력, 전략위원장·대변인 인사는 고심
"'李 대표직 유지' 비판 일단락" 관측 속 비명계, 여전히 李에 거취표명 압박
이재명, 민생행보·인적쇄신으로 사법리스크 돌파구 찾기
위례·대장동 특혜개발 의혹 등으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생행보와 인적 쇄신으로 '사법 리스크' 돌파에 주력하고 있다.

서민 경제가 어려움에 빠진 만큼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대안을 내놓는 동시에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당직 개편을 통해 계파 갈등을 해소하면서 당 운영의 활로를 찾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4일 울산에 내려가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수출 적자가 급증한 점을 언급, "일본에는 퍼주고, 미국에 한없이 양보하고, 중국에 당하는 정책으로는 수출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직 국익을 중심에 두고 통상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경제 지표 악화를 고리로 윤석열 정부에 비판의 각을 세운 것이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직접 언급을 피한 채 민생 경제를 챙기는 대안 정당의 면모를 부각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민생행보·인적쇄신으로 사법리스크 돌파구 찾기
이 대표는 그간 의원들의 의견들을 경청한 결과로 인적 쇄신을 통한 당 내홍 수습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등은 전면적인 인적 쇄신으로 당의 위기를 해결할 것을 이 대표에게 건의한 바 있다.

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가 실제로 당직 개편 등을 구상하고 진행 중"이라며 "의원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명직 최고위원인 임선숙 최고위원은 사퇴할 결심을 굳혔다.

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사의를 갖고 있다.

오늘은 현장 최고위라 사의 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최고위원 후임에는 비명(비이재명)계인 송갑석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를 지도부에 들여 계파의 쏠림 현상을 막고 화합과 탕평 인사의 모양새를 갖추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주요 당직으로 꼽히는 전략기획위원장과 일부 대변인 교체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검찰 기소에 이어 이 대표의 직을 유지하기로 한 당무위 결정을 둘러싼 당내 파열음은 점차 수그러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절차상 엄밀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있지만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건 다 인정한다"며 "대표의 퇴진 문제를 거론하는 분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소 시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의 예외를 이 대표에게 적용한 데 대한 비명계의 불만은 이날도 이어졌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이 대표의 직 유지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거취 정리는 이를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민생행보·인적쇄신으로 사법리스크 돌파구 찾기
계파 갈등의 확산을 우려한 중진 의원 일부는 이날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비판 촛불집회에서 경찰 버스 지붕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던 일부에게 다수의 주변 참가자가 '버스에서 내려와'라고 외쳐 공권력 행사의 빌미를 차단한 운동이다.

우원식, 안규백, 정성호 의원 등 4선 의원 10명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 안팎의 의원과 지지자들 사이에 단결이 아닌 날 선 공격이 앞서 우려가 크다"며 "단결과 총선 승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실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