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오늘] 北건군절 75주년…5년 전부터 빨치산 대신 정규군 창건 기념
북한이 8일 건군절 75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하는 기념연회 등 다양한 축하행사를 열었다.

북한은 5년 전부터 항일빨치산인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대신 정규군인 조선인민군 창건일을 기념하고 선전하고 있다.

북한은 1948년 2월 8일 평양 역전 광장에서 조선인민군 창군식을 거행한 이후 1977년까지 매년 건군절인 '2·8절'을 기념해왔다.

조선인민군 창건일이 김일성 주석을 수상으로 하는 북한 정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일 9월 9일보다 7개월이나 앞선다.

[한반도의 오늘] 北건군절 75주년…5년 전부터 빨치산 대신 정규군 창건 기념
북한은 1978년부터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인 1932년 4월 25일을 군 창건 기념일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조선인민혁명군은 김일성 주석이 만주에서 항일운동할 때 조직했다는 빨치산으로, 창설 초기에는 반일인민유격대로 불렸다고 북한이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인민혁명군이 첫 주체적 혁명무력으로, 인민군의 모태라고 선전하고 있다.

당시 건군절의 변경은 김일성 우상화 작업을 강화하고 군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북한은 매년 건군절에 각종 매체를 통해 최고지도부의 군사력 증강 노력과 강화된 무력을 부각했다.

인민혁명군 창건 40주년인 1972년과 60주년인 1992년, 90주년인 작년 등 주요 건군절에는 대규모 열병식이 열리기도 했다.

1996년부터는 4월 25일을 국가적 명절로 제정했고 군을 상징하는 건축물 등에는 '4·25'가 붙었다.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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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북한은 2018년 1월 인민군 창설일인 2월 8일을 건군절로 공식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해 2월 8일 건군절 70주년에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했다.

2·8 건군절이 40년 만에 복구된 것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先軍) 정치' 대신 '노동당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중이 담긴 조치로 해석됐다.

여기에다 김정은 시대 들어 국가를 강조하고 사회주의 정상국가화를 추구하면서 사실상 비정규무력인 조선인민혁명군의 청립일 대신 정규무력의 출범일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4·25 인민혁명군 창건일은 2017년 이후 평범한 기념일로 바뀌고 매체 보도도 거의 없다가 2020년 5월 다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당시 김 위원장이 2019년 말 잇따라 백마들 탄 채 백두산을 등정한 것을 계기로 주민들 사이에서 항일빨치산 정신 따라 배우기 열풍을 조성하려는 의도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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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