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김정은 신뢰 확인…군에서 어떤 역할 맡는지 더 지켜봐야"
황병서, 차수 계급장 달고 김정은 가족과 기념촬영…"건재 과시"
한때 북한 군부 1인자였다 좌천됐던 황병서 전 군 총정치국장이 차수 계급장을 달고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 기념연회에 참석, 눈길을 끈다.

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황병서는 전날 열린 건군절 기념연회에서 훈장을 주렁주렁 단 군복을 입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딸 김주애 등 김 위원장 가족 뒤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헤드테이블 가장 오른쪽에 앉은 김 위원장 바로 뒤에 서 있는 황병서의 양어깨에는 큰 별 모양의 차수 계급장이 달려 있다.

사진상에는 황병서의 가장 왼쪽부터 박수일 인민군 총참모장, 강순남 국방상, 정경택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나란히 대장(별 4개) 계급장을 달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들 3명은 북한군의 최고위직을 맡은 현직 장성들이지만, 군의 직책이 확인되지 않은 황병서가 이들과 나란히 기념사진을 촬영한 것도 눈에 띈다.

부침을 거듭했던 황병서가 김정은의 신임 아래 건재를 과시한 상징적인 장면으로 보인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군부의 최고위직인 총정치국장을 지내며 승승장구하던 황병서는 2017년 10월부터 진행된 당 조직지도부 주도의 검열로 해임되면서 정치적으로 추락했다.

이후 김일성고급당학교에서 사상 교육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가정보원은 이듬해 2월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황병서가 차수에서 상좌로 6계급 강등된 뒤 전방부대로 좌천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황병서는 2018년 초부터 공식행사에 다시 등장했지만, 군복을 벗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방 시찰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북한에서 발표한 황병서의 공식 직함은 노동당 제1부부장이었다.

황병서의 군에서의 위상 회복 조짐은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황병서는 지난해 7월 평양에서 열린 전국노병대회에 차수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참석한 모습이 방청석에서 포착됐다.

황병서, 차수 계급장 달고 김정은 가족과 기념촬영…"건재 과시"
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11주기였던 지난해 12월 17일 군복을 입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다.

황병서의 계급이 차수인 사실이 확인된 것은 최소 군에서의 위상은 좌천 이전으로 회복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연합뉴스에 "군복에다 차수 계급장을 달고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복권돼 건재함을 과시하는 동시에 김 위원장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양 총장은 그러면서도 앞으로 황병서가 군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