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국 확대회의서 결정…"농사대책 대단히 중요하고 절박한 초미의 과제"
작년말 이후 두 달만에 이례적 개최…전문가 "먹고사는 문제 매진 메시지"
북, 2월 하순 노동당 전원회의 소집…"당면한 농사문제 토의"(종합)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어 이달 하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통상 매년 1~2차례정도 당 전원회의를 개최해온 북한이 작년 말 이후 2달 만에 전원회의를 또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 제8기 제13차 정치국 회의가 5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6일 보도했다.

이 회의에서는 노동당 중앙위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소집에 관한 문제를 의정으로 토의했으며, 이달 하순 당 중앙위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소집에 대한 결정서를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

결정서에는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실현을 위한 지난해 투쟁정형을 총화하고 당면한 농사문제와 농업발전의 전망목표들을 토의하기 위하여 2월 하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통신은 전했다.

결정서는 또 "농업의 올바른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당면한 농사에 필요한 해당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절박한 초미의 과제"라고 회의 소집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당과 인민이 간고한 투쟁으로 전취한 역사적 승리와 성과를 공고히 하고 확대해나가는 데서 관건적 고리로 되는 농업발전에서의 근본적인 변혁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한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 2월 하순 노동당 전원회의 소집…"당면한 농사문제 토의"(종합)
회의는 조용원 당 중앙위 조직비서가 사회를 맡았고,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석했다.

북한이 두 달 만에 농업 분야의 단일의제 만으로 전원회의를 재소집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북한의 식량난 해결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이에 결정서는 농사 대책 강구를 '절박한 초미의 과제'로 보고 농업발전의 "근본적 변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스스로 식량난의 절박함과 농업분야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함을 인정한 셈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두 달 만에 농업 분야만 가지고 전원회의를 또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북한이 무엇인가 급박한 사정이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두 달 만에 전원회의를 열 정도의 수준이라면 중요하거나 혁명적인 조치까지 필요한 상황까지 왔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당 지도부가 주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더 매진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연초부터 인민의 먹고사는 문제, 특히 농업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면서 가겠다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작년 12월 농촌진흥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은 전년보다 18만t 감소한 451만t으로 조사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재지정하기도 했다.

정보 당국은 작년 말 식량 부족으로 함경도 지역에 다수의 아사자가 속출했다는 정보도 입수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달 19일 북한의 식량 가격과 북한의 식량 재고량 등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식량부족 사태가 수십만 명의 아사자를 낳은 1990년대 대기근 이래 최악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