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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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대구시가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대중교통 요금 체계 개편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머지않아 노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되고 ‘백세 시대’가 될 터인데 이대로 미래 세대에게 버거운 부담을 지게 할 수 없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전날 SNS에서 “(규정이) 65세부터가 아닌, 이상으로 돼 있기 때문에 70세로 규정하더라도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유엔 발표 청년 기준은 18세부터 65세까지이고 66세부터 79세까지는 장년, 노인은 80세부터”라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 역시 무임승차 연령 상향 조정에 적극적이다. 무임승차에 따른 부담을 정부가 지원하는 문제도 본격 논의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임승차 연령을 올리는 문제라든지, 적자를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는 문제를 (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교통약자 무임승차제도는 1984년 대통령 지시에 따라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처음 도입된 뒤 장애인, 유공자 등으로 대상이 점차 확대됐다. 현재 전국 해당 인구의 70%가 혜택을 보고 있다. 국가가 비용을 부담한다는 법령상 근거가 없어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손실을 부담한다.

무임승차 정책이 처음 도입됐을 당시 5.9%였던 전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2025년 20.6%, 2050년 40.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은 무임승차 연령을 기존 만 65세에서 70세로 올리면 연간 손실이 최대 1524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무임에서 유임으로 전환돼 65~69세 지하철 이용객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더라도 연간 손실이 663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무임수송의 근거는 노인복지법 제26조에서 ‘만 65세 이상에 대해 수송 시설 요금을 할인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의무가 아니라 임의 규정인 만큼 지방자치단체의 판단에 따라 연령 상향이 가능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