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허은아·김용태 후원회장 맡기로…박성중 "당 혼란케 말라"
李 "집단린치 벌인 이들" "간재비·하고재비"…정치활동 재개 관측
與전대 친윤계-이준석 신경전…"불법 선거개입" "정신차려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친이준석계' 인사들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하자 친윤(친윤석열)계에서 즉각 '불법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양측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일 오후 자신의 SNS에 국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박성중 의원의 '이준석 전당대회 개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 일정을 공유하며 "놀랍게도 이준석은 아무것도 안 했다.

정신 좀 차립시다"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이준석이 누군가에게 불출마를 종용했습니까? 룰을 마음대로 바꿔 댔습니까? 연판장을 돌렸습니까? 누군가를 집단린치 했습니까? (이런) 일들을 기획하고 벌인 자들이나 빠지십시오"라며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과정에서 벌어진 친윤계의 불출마 압박을 겨냥한 듯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재선의 박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며 친윤계로 분류된다.

앞서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권이 정지돼 선거권이 없는 이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하거나 특정인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건 당헌당규를 위반한 불법 선거 개입"이라며 "더 이상 당을 혼란케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날 현재 기준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전당대회 주자는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최고위원 선거에 나서는 허은아 의원·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등이 꼽힌다.

청년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 역시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이 중에서 허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 후원회장직을 수락했으며, 이 경기도의원과 천 위원장의 후원회장도 동시에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與전대 친윤계-이준석 신경전…"불법 선거개입" "정신차려라"
허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서면 메시지를 통해 이 전 대표의 후원회장 수락 사실을 전했다.

허 의원은 그러면서 "권력이 아닌 당원이 주인이 되는 당, 민주주의를 지키고 줄 서지 않아도 정치를 할 수 있는 당, 청년들도 자유롭게 정치할 수 있는 국민의힘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가치를 가장 잘 대변하는 분이 누굴까 생각했고 이 전 대표께 후원회장을 맡아주십사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최근 SNS에 전당대회를 겨냥한 듯한 글을 연달아 올리고 있다.

전날에는 "간재비와 하고재비 영업하는 사람이 있으면 조기에 정리해야 된다"고 썼다.

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의 평소 발언 등에 비춰 '간재비'(눈치만 보는 사람)는 안철수 후보, '하고재비'(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김기현 후보를 각각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 안팎에서는 지난해 '가처분 파동'으로 대표직에서 내려온 이후 종종 SNS 메시지만 전할 뿐 공개 행보를 삼가왔던 이 전 대표가 이번 전대를 계기로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저서 출간을 예고하며 "출간 이후 따로 출판 기념회는 갖지 않고 각지를 돌며 독자와의 만남을 기획하고 있다"고 적었다.

與전대 친윤계-이준석 신경전…"불법 선거개입" "정신차려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