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후보자 등록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정견 발표를 하는 안철수 의원의 손가락에 발표 키워드 등의 메모가 적혀 있다. /사진=뉴스1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후보자 등록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정견 발표를 하는 안철수 의원의 손가락에 발표 키워드 등의 메모가 적혀 있다. /사진=뉴스1
'경선X/총선승리', '윤힘', '화합'.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이 왼손 검지와 중지, 약지에 각각 적은 단어들이 카메라에 담겼다.

안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기 전 손가락에 이런 내용의 메모를 적는 모습이 포착됐다.

안 의원은 후보 등록 후 당사 앞에서 '손가락 키워드'가 포함된 내용의 정견 발표를 했다. 그는 "경선에서 이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바로 내년 총선을 이기기 위해서 후보 등록을 했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110대 국정과제를 반드시 하기 위해서도 내년 총선 압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는 '윤힘'이 되기 위해서 나온 후보"라며 "윤과 안(안철수 의원 자신)은 최상의 조합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조인 출신의 대통령과 과학기술인 출신의 당대표가 있게 되면, 도저히 민주당에서는 흉내도 못 내고 따라올 수 없는 최상의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벌써 여러 가지 얘기들이 들려오고 있는데,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 당의 단합"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어느 정도 서로 경쟁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당의 경선은 제대로 된 정책 경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의원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대통령 뜻이 자기에게 있다고 얘기한 분이 있지 않으냐. 이는 대통령 뜻에 반하는 것"이라며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을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없다고 말씀하셨다"며 "인제 와서 '다른 사람이 윤심 팔았다'고 비난하는 걸 믿을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당내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이 자신을 '친윤팔이, 진윤(진짜 친윤석열) 상표도용'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선 "'윤심팔이'가 아니고 오히려 윤힘 보태는 후보가 되겠다는 말은 윤심팔이를 폄하한 얘기가 아니다. 그렇게 들으셨으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5일 등록된 후보들의 자격 기준을 심사하고, 8∼9일 책임당원 여론조사를 거쳐 10일 본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