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 안에 소형화·경량화 전술핵실험 가능성"
권영세 "美 확장억제력 의구심 갖고 가는 것 옳지 않아"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29일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에 의구심을 가지고 먼저 불편한 방향으로 나가는 건 현재로선 옳지 않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자체 핵무장' 언급에 대한 질문에 "그 정도로 우리가 북핵 위협에 강한 의지를 갖고 대응하자는 취지"라면서 이같이 답했다.

권 장관은 "대한민국은 무역국가로서 NPT(핵확산방지조약)를 위배해 보복을 당하면 경제에 큰 주름살을 갖게 될 수 있다"며 "전술핵 한반도 배치가 단순히 우리의 핵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북핵 위협에 대응해 굳이 우리 영토에 핵을 들여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긍정하면서 "(핵 반입은) 한반도 비핵화를 우리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이 한반도에 있건 주변 어디에 있건 핵을 사용해서 (북한을) 응징하는 데 있어서는 시간상으로 큰 문제가 안 된다"며 "(핵 반입 등) 그런 부분에서는 조심스레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했을 때 미국이 과연 자국민 피해를 감수하며 한국을 지킬지 의문을 표시한다는 지적에는 "한미동맹이 현재 그 어느 때보다 강하며, 한미 간 핵 관련 공동연합훈련까지 예정돼 있다"고 반박했다.

또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결단만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지난해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했으니 생산을 위해서는 실험도 있어야 할 것"이라며 "전술핵이라는 소형화·경량화된 핵탄두 실험은 북한이 한 번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그런 부분에 대한 핵실험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이어 "남북관계는 현재도 좋은 상황이 아닌데 핵실험은 질적으로 큰 차이로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어떻게 대응할지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가 연합해 긴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9·19군사합의에 대해서는 "북한은 안 지키고 우리만 지켜서 우리 안보나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된다면 그걸 언제까지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며 "북한이 남북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거나 남북관계발전법 규정상 (합의 중지를) 충족하는 도발이 있을 경우 9·19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고, 실제로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간 접촉이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권 장관은 "지금은 물밑이고 물 위고 전혀 진전이 없다"며 "북한이 대화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한편으론 대화로 나올 수 있도록 우리 진정성을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7일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3년 통일부 핵심추진과제'에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제한적 대외 공개를 공언한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권 장관은 "우리 국민이 성숙하셔서 북한 노동신문이 선전 문구로 가득 차 있더라도 선전의 벽을 넘어 북한 실상을 꿰뚫어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선제적 개방이 추후 우리 언론을 북한에 개방할 때 무기로 쓸 수도 있다고 봤다"고 것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