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나경원, 납득 어려운 처사"…내부서 '해촉' 의견도

저출산 대책 제안에 "대통령과 전혀 조율 안돼" 재확인…두 번이나 비판

대통령실은 8일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이 정부 기조와 다른 저출산 대책을 내놓은 데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위원장인 대통령과 전혀 조율되지 않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무총리실이 국정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를 강행한 것은 행정부의 일원임을 망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예산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마저도 극구 반대한 개인 의견을 발표해 국민께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적 중대사인 인구 정책을 총괄하는 부위원장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며 "더 방치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결혼하면 4천만 원을 대출해주고, 첫 자녀 출산 시 무이자 전환, 둘째·셋째 출산 시 원금 일부나 전액을 탕감해주는 이른바 '헝가리식' 출산 장려 정책을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이튿날 브리핑에서 '정부 정책 기조와 상반된다'고 일축했으나,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의 강경한 입장이 나 전 의원의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같은 정치적 해석엔 거듭 선을 그으며 "나 전 의원의 해촉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통령실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