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 사진=뉴스1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 사진=뉴스1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 안철수, 윤상현 의원을 중심으로 나오는 '당대표 후보 차기 총선 수도권 출마론'에 대해 "지역구 주민들을 무시하는 패륜적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남 기반의 김기현 의원 역시 수도권 출마론에 "한가한 이야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가운데, 김 의원과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꾸린 장 의원이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장 의원은 지난 3일 "군소 후보들이 수도권 지역구로 바꾸라고 하는데 정치의 기본을 망각한 이야기"라며 "정치인의 근본인 지역구를 건드리는 것만큼 치졸한 게 없다"고 TV조선과 통화에서 밝혔다. 장 의원이 언급한 군소 후보들은 안 의원과 윤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이어 "이건(수도권 출마론은) 어떻게 보면 그 지역 구민을 무시한 패륜적 발언이고 허장성세(虛張聲勢·실력은 없으면서 허세로 떠벌린다는 의미)"라며 "뽑아준 지역 구민들을 배신하고 수도권 지역 지도자가 되겠다는 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지역주민들의 양해를 구하고 협의를 통해 해야 하는 것이지, 공학적으로 지역구를 버리고 출마하라는 건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권 창출의 거점이 영남인데, 영남을 짓밟는 발언을 하면 되겠냐"며 "차기 당대표는 그야말로 지휘자로서, 연대와 통합으로 당을 이끌어 나가야 하고, 지역별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분을 발굴해서 그들과 함께 총선을 지휘할 수 있는 사람 아니냐"고 강조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 사진=뉴스1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 사진=뉴스1
윤 의원은 장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2012년 장 의원은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에게 전부 적진 출마를 요청했는데, 소장파였던 장 의원이 이젠 꼰대가 됐는지, 격전지에 뛰어드는 기개를 패륜이라고 표현하는 걸 보니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라고 받아쳤다.

윤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중진 선배님들 뭐 하시나. 아무도 적진에 뛰어드시질 않나. 그냥 국회의원 한 번 더 하시려면 자신의 지역구에 나가라. 역시 한나라당은…통탄한다'는 장 의원의 호소가 아직도 들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해 12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당 지도부든 원내 지도부든 모두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수도권 의원"이라면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에게 수도권 출마를 공동선언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어 안 의원도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이미 저는 내년 총선은 수도권에서 성패가 좌우된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윤 의원의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힘을 실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