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새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첫머리 발언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윤 대통령,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새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첫머리 발언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윤 대통령,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당분간 개각은 없다”며 연초 개각설에 선을 그었다. 이태원 참사 이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일부 부처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국면전환용 개각은 하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화물연대 파업 대응과 노동조합 회계 공개 요구 등으로 지지도가 상승세를 타는 데 따른 자신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현 내각으로도 개혁 완수”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인사는 상황이 될 때 하는 것이지 해가 바뀌었다고 하는 게 아니다. 괜한 소문에 흔들리지 말라”며 업무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맞아 부분 개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태원 참사 이후 분위기 쇄신과 오는 3월 여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한 일부 장관 차출설과 맞물려 개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화물연대 파업에 윤 대통령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이에 여론이 호응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잇따른 ‘노동개혁 드라이브’로 지지율 상승세가 탄력을 받자 국정 운영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설명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현 내각으로도 집권 2년차 개혁 과제를 충분히 완수해낼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유임도 기정사실화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이 야당 주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이 장관과 관련된 특별한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게 여권의 판단이다. 대통령실에서도 이런 점을 들어 이 장관을 해임할 명분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3월 전대를 앞둔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낙점한 후보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당권 도전 여부가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이 밝힌 대로 당분간 개각이 없다면 두 장관의 전대 출마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회 곳곳 폐단 바로잡아야”

이날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비정상적인 폐단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와 건강보험제도 정상화, 국가 보조금 관리 체계 전면 재정비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2023년은 국민께 드린 약속을 실행으로 보여주는 해”라며 “각 부처는 개혁 과제와 국정과제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로드맵을 만들고 그 이행 과정을 수시로 저와 대통령실에 보고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생경제는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올해도 제가 비상경제민생회의와 수출전략회의를 직접 챙길 것”이라며 “첨단기술과 산업을 키워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형주/좌동욱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