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합의를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합의를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여야가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두고 5개월 만에 접점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이 1가구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상향하는 정부안을 큰 틀에서 수용한 것이다. 여야는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서도 2년 유예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 다만 법인세 인하와 지출 예산안 증·감액을 놓고는 여전히 견해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 부과 대상 60만 명 줄어들어
민주당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다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액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이는 정부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이번 개편을 통해 올해 123만 명인 종부세 과세 대상자가 2020년 수준인 66만 명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세 부담 완화에도 합의했다. 2주택자에 대해선 중과세율(1.2~6.0%)이 아니라 기본세율(0.6~3.0%)을 적용하기로 했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종부세 최고세율(6%)은 5%까지 낮추기로 했다. 다만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누진 과세 폐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양당이 합의한 지 두 시간 만에 여당이 ‘3주택 이상 다주택 누진제도를 완화하자’고 추가 요구했다”고 말했다.
법인세·금투세는 추가 협상
양당은 내년 시행 예정이었던 금투세 과세 시기를 2025년으로 2년 더 미루는 것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앞서 민주당은 2년 유예안을 수용하는 대신 증권거래세율을 현행 0.25%에서 0.15%로 낮추는 조건부 절충안을 제시했다. 신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이 이미 잡혀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0.15% 수준으로 낮추면 (줄어드는 세수) 1조2000억원을 감당할 수 없다는 걸 감안해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까지 협의했다”고 전했다.

양당은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리는 정부안을 놓고 여전히 견해차를 보였다. 신 의원은 법인세율을 22%로 낮추는 정부안에 대해서도 “100여 개 초(超)대기업에 대한 감세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상속·증여세는 가업상속 공제 혜택을 받기 위한 중소·중견기업의 고용유지 의무 기간을 7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납부유예제도를 신설하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다. 민주당은 근로소득세 최저세율(6%)이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을 12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높이는 정부안도 수용했다. 신 의원은 합의에 실패한 법인세와 금투세에 대해 “원내대표로 협상을 위임해 협의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예산 증감액 협상은 ‘평행선’
예산안을 두고선 여야가 여전히 팽팽한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 예산 증액의 선결 과제가 되는 감액 단계에서부터 좀처럼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정부 세출 예산에서 최소 5조1000억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의힘과 정부는 2조6000억원 이상 깎을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도 예산안 합의를 어렵게 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10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예산안이 처리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오형주/고재연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