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해 “검찰의 창작 능력이 형편없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 지금 보면 연출 능력도 참 형편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인 남욱 변호사를 겨냥해 “남욱이 연기하도록 검찰이 연기 지도를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요새 호를 ‘씨알’로 바꿔라, ‘씨알 이재명’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이 대표에 대해 “10년 동안 찔렀는데 씨알도 안 먹히더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사건 관련 재판에서는 “이재명은 ‘공식적으로’ 씨알도 안 먹힌다”며 다소 뉘앙스가 다른 진술을 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진술에 대해 남 변호사는 “아랫사람들이 알아서 다 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7일에도 남 변호사는 이 대표 발언이 전해진 직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는 길에 “캐스팅하신 분께서 ‘발연기’를 지적하셔서 너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이 작품은 영화가 아니고 다큐멘터리”라고도 했다.

남 변호사는 ‘이 대표가 캐스팅했다는 게 무슨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지난달 석방된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연일 이 대표 등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