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작년 9월부터 '천화동인 1호 10%는 네 걸로 하자' 부탁"
남욱 "李, '공식적으론' 씨알도 안먹혀…아랫사람이 다해"(종합)
'대장동 일당' 남욱 씨가 지난해 미국에서 귀국하기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씨알도 안 먹힌다'고 표현하면서 로비 의혹을 부인했던 것은 아랫사람이 알아서 다 했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측 신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남씨가 작년 10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할 무렵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와 인터뷰한 보도 내용을 재생했다.

남씨는 이 인터뷰에서 "내가 12년 동안 그 사람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해 봤겠어요, 트라이를?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말하는데, JTBC는 남씨가 언급한 '그 사람'이 이 대표라고 보도했다.

김씨 측 변호인이 이 영상을 재생하면서 "이 인터뷰는 거짓말인가"라고 묻자, 남씨는 "워딩(말) 자체는 사실이다.

이재명은 '공식적으로' 씨알도 안 먹힌다"고 답했다.

김씨의 변호인이 재차 "증인의 (최근) 주장대로라면 (이 대표가) 씨알이 많이 먹혔다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남씨는 "밑에 사람이 다 한 거다.

추측이니까 걱정돼서 함부로 말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씨알도 안 먹힌다'는 남씨의 인터뷰 발언은 그가 이 대표에게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남씨는 '밑에 있는 사람'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이 대표는 올해 10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씨의 이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면서 "12년간 이재명은 씨알도 안 먹혔다고 인터뷰했던 남욱이 그 이전에 이재명의 대선 경선자금을 줬다고 최근 검찰 진술을 했다는데, 어떤 말이 진실일까요"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정진상(구속)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은 이날 "밑에 사람이 다 했다"는 남씨 증언에 "마치 남욱의 청탁을 들어줬다는 취지로 오해될 수 있는데, 정 실장은 남욱과 일면식도 없고 연락처도 알지 못하며 이는 검찰도 확인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남욱 "李, '공식적으론' 씨알도 안먹혀…아랫사람이 다해"(종합)
남씨는 또 "김만배 피고인이 2021년 9월부터 계속 저한테 '(천화동인 1호의) 10%는 네 걸로 하자'고 부탁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대장동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언론보도 등으로 불거지자 김씨가 남씨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했다는 취지다.

남씨는 표면적으로 김씨의 소유인 천화동인 1호에 '이재명측'의 숨은 지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씨는 "제가 '형들 문제에 이제 와서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김만배 피고인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천화동인 10%는 네 지분으로 하자'고 제가 미국에 가 있을 때도 여러 차례 부탁했고, 저는 계속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 변호인이 "증인 이야기대로라면, 이재명측 지분을 김만배가 처분해도 되는 것이냐"고 묻자, 남씨는 "어차피 수사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제기된 이슈들을 당사자가 해명해야 하니까 당연히 저런 문제도 고민됐을 것이고, 그러니 저에게 부탁하셨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김만배 피고인은 뭘 해서 (민간사업자 지분 중) 50% 지분을 받아 갔느냐. 저는 그 부분이 먼저 해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욱 "李, '공식적으론' 씨알도 안먹혀…아랫사람이 다해"(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