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오만해 사과해야" vs "유치원생에게 묻듯 모욕감"
김태흠 충남지사 답변태도 두고 민주당 의원과 지사 측 신경전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도의회 도정질문 답변 태도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김 지사 측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지사의 태도가 오만하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김 지사 측은 도의원 질문에 모욕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강하게 맞서면서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1일 충남도의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341회 제3차 본회의에서 김선태(천안10·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국인 자녀의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을 촉구하는 일문일답 형식의 도정 질문을 진행했다.

김선태 의원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규정 등에 대해 설명한 뒤 말미에 "맞습니까?"라며 김태흠 지사에게 단답을 구하는 형식의 질문을 여러 차례 했다.

김태흠 지사는 몇 차례 "네"라고 대답하다가 "전체를 얘기(질문)하셔야죠. 단문으로 답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거나 "전체적인 질문을 하면 답변하겠다"면서 질문 형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의원석에서 한 의원이 "도지사가 입맛에 맞는 답변만 하면 되느냐"고 소리쳤고, 조길연 의장도 "성실하게 답변해달라"고 주문했다.

한동안 질문에 답하지 않던 김태흠 지사는 김선태 의원이 "지방자치법 어디에도 내국인만을 위해 행정을 하라고 돼 있지 않다.

지사님 맞습니까?"라고 묻자 "질문 요지가 뭐예요?"라며 맞받아쳤다.

김선태 의원은 "17분 동안 질문을 드렸다.

질문 요지 파악 못 하고 있느냐"고 맞섰다.

김태흠 지사는 "그런 전체적인 부분을 (질문)해야지. 어디 초등학생들 오엑스(OX) 하듯이 물어보는 질의에 도지사가 답변해야겠습니까"라며 "아무리 본회의장이라고 해도 도의원들도 도민의 대표이고 도지사도 집행권을 준 도지사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질의가 어디 있습니까.

OX 형식처럼 질의하는 게 질의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도의원들 사이에서도 고성이 오갔다.

충남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태흠 지사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도민의 대표인 의회를 무시하는 김태흠 지사의 오만함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김 지사는 도민 전체를 대표하는 의회를 존중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 측은 도의원의 질문이 부적절했다며 강하게 맞섰다.

주향 충남도 대변인은 기자실을 찾아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에게 이거 맞아? 이거 안 맞아? 질문을 하는 것처럼 도지사에게 하기에는 질문이 적절하지 않았다"며 "일문일답이라는 질의를 악용해서 지사에게 모욕감을 주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주 대변인은 사과나 유감 표명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없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