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의원들의 연구 모임이 속속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당 대표 사법 리스크와 리더십 부재 등으로 공천 불확실성이 커지자 계파 내 세력 다지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 의원 모임 ‘민주주의4.0 연구원’은 지난 22일 총회를 열고 1년여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총회에선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전해철 의원을 2대 이사장으로, 박광온 황희 권칠승 의원 등을 이사로 추대했다. 친문계 외에 이낙연계인 양기대 오영환 윤영찬 서동용 의원과 정세균계인 김영주 의원 등이 새로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외연도 확장했다. 한 친문계 의원은 “의원들 모임인 만큼 현안 얘기가 아예 빠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도 지난 28일 ‘글로벌 경제위기와 한반도 외교·안보’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활동을 재개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발족했다가 대선 직후 해체한 정책자문그룹이다. 전직 의원과 학자 위주로 모임이 재개됐지만 미국에 체류 중인 이 전 대표 복귀 시점에 맞춰 현직 의원들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같은 날 송영길 전 대표가 만들었던 기후위기포럼도 ‘1.5℃ 포럼’으로 이름을 바꿔 1년여 만에 재가동했다. 의원 위주 모임에서 국회·지방자치단체·민간 싱크탱크까지 활동 반경을 넓혔다.

연구 모임이 속속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최근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때를 틈타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리스크가 현실화할 상황 등을 고려해 여러 가지를 고민하는 의원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차기 당권 경쟁이 시작된 여권 내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기현 의원은 올 6월 공부 모임에 이어 지난 16일 자신의 언론 싱크탱크로 활동할 ‘새미래포럼’을 발족했다. 친윤(친윤석열)계 공부 모임인 ‘민들레(가칭)’도 이름을 바꿔 12월 초 출범할 계획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