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에 연일 초강경 대응…'노사 법치주의' 확립 강조
업무개시명령도 확대 수순…다음은 유조차 유력
안전운임제 재검토까지…대통령실 "기획파업에 물러서지 않겠다"
대통령실은 30일 일주일째 집단운송거부를 이어가는 화물연대의 조속한 업무 복귀를 촉구하며 '안전운임제 전면 재검토'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안전운임제 영구화라는 화물연대측 핵심 요구와는 상반된 조치로, 불법 파업과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안전운임제와 관련,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운임제가 화물운송 사업자의 과로 사고 예방을 위해 마련된 제도인데, 정말 안전을 보장해주고 있는지 전면 실태조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실태조사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도입한 안전운임제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안전운임제는 낮은 운임으로 인해 과로·과적·과속의 위험으로 내몰리는 화물운송 종사자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자 화물차주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를 말한다.

2020년 3년 일몰제로 도입됐고, 컨테이너·시멘트 등 2개 품목 운송이 안전운임제 대상이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올해 연말 일몰제가 끝나면 안전운임제는 자동 폐지된다"며 "이 제도가 없어지더라도 시장 가격에 따라 운임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게 현재 정부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물연대 입장에서 보더라도 지금 파업할 게 아니라 법 개정 논의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안전운임제 재검토 외에도 운송 거부자에 대한 유가 보조금 유예 또는 제외, 특정 차종 화물차에 대한 허가제의 등록제 전환 등이 '다양한 옵션' 중 하나로 거론된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안전운임제 기간을 연장하거나 영구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야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한다면 윤 대통령이 즉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법 파업의 악순환을 끊어 국민들의 부담을 막고자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향해 '노사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 정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대응하라고 거듭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화물연대에서 시작해 지하철과 철도로 이어지는 쟁의 확산 움직임을 민주노총 차원의 '기획 파업'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제 서울 지하철 노사 협상이 거의 타결에 접근했는데 돌연 불발됐다"며 "정부에 타격을 주기 위한 의도적인 기획 파업"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화물연대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발동 확대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선 주유소 사정을 고려, 시멘트 운송 사업자에 이어 휘발유 등을 나르는 유조차(탱크로리) 부문에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와 관련,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휘발유 공급 차질을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면서 "수도권 주유소 비축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향후 명령 거부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명령에 대한 고의 거부에 대해서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다"며 "이번 건은 절대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