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22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관련해 "예산안 처리 시점과 경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결과 발표 시점이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예산 처리 후 국조에 대한 합의를 피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선 수사, 후 국정조사' 원칙을 강조해 온 기존 입장에 한 발 물러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지금은 예산국회 막바지로 그 무엇보다 중요한 민생문제가 산적해 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민생이고 예산이고 경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장은 "21일 유가족과 2시간을 만났다. 유가족들은 아들, 딸의 영정을 들고 와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며 "유가족 중에서 어떻게 경찰이 경찰을 수사할 수 있겠냐고 문제를 제기하신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유가족들에게 특수본 수사결과가 믿을 수 없다면 국조든 특검이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 점 의혹 없이 낱낱이 진상을 밝혀내겠다고 약속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특수본 수사결과, 내용이 어떻게 나오든 민주당은 국조를 밀어붙이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열린 의총에서 민주당이 제안한 '이태원 압사 참사'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날인 지난 22일 주 원내대표는 '선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를 민주당에 제안했다. 그러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한 뒤 두 번째 단계로 국정조사 준비 기간에 예산안을 처리하고 이후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자고 역제안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