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분야 대중국 디커플링 동참 말라는 견제구인 듯
시진핑 "한중, 공급망 안정 보장해야"…'칩4' 견제(종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 원활한 흐름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가진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하고 "경제 협력을 정치화하고 범 안보화(안보와 경제를 자의적으로 연계)하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디커플링)하려 하는 행보에 한국이 동참하지 말라는 견제구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대화인 이른바 '칩4(한미일·대만)' 등에 한국이 참여하는 데 대한 견제의 의미가 내포됐을 수 있어 보인다.

시 주석은 또 "중·한 경제는 상호 보완성이 높기 때문에 발전 전략의 연계를 추진해 양국의 공동발전과 번영을 실현해야 한다"며 "(한중)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고 첨단 기술 제조업, 빅데이터, 녹색경제 등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며 국제 자유무역 체계를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중국은 한국 측과 인적 교류와 협력을 전개하고, 주요 20개국(G20) 등에서의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실천하며, 지역 평화와 안정의 큰 국면을 수호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정치적 신뢰를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신뢰'와 '전략적 소통' 등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국면에서 중국 측 인사들이 자주 써온 표현이다.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 행보가 중국의 안보상 이해를 해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완곡하게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중·한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분리할 수 없는 파트너"라며 "지역 평화를 지키고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광범위한 이익의 교집합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중한 수교 30주년으로, 30년의 역사는 중한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이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중국은 한국 측과 함께 중·한 관계를 유지하고 공고화하고 발전시켜 지역과 세계에 더 많은 안정성을 제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회담에는 딩쉐샹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중앙정치국 위원 등이 배석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