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서범수 "LH지원금 부정사용"…제주올레 "왜곡정보, 유감"(종합)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6억여 원의 청년 일자리 지원금을 받아 용도와 다르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에 따르면 제주올레는 2018∼2019년 LH로부터 청년 일자리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6억4천100만원을 지원받았다.

구체적으로 '제주청년활동가 양성사업'과 '제주청년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에 각각 2억7천100만원과 3억7천만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은 운영 내용도 부실했을 뿐만 아니라 지원금 사용처도 석연찮다는 게 서 의원 주장이다.

서 의원에 따르면 제주올레는 2018년 청년활동가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원자들의 강의 장소와 숙소가 제주올레 소유임에도 타 업체와 계약을 맺어 1천460만원을 지출했다.

45명의 지원자가 2주간 교육을 받았으나, 담당자는 그해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250만원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교육을 통해 선발된 3명은 제주올레와 친분이 있는 시민단체에서 3개월 동안 월 154만원의 임금을 받고 인턴활동을 했는데, 한 인턴은 활동 기간 중 예멘 난민들과 야외에서 야생초를 캐는 일을 했다고 한다.

서 의원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1억원을 지원했는데, 3명에게 3개월간 단기알바로 154만원만 주고 일을 시킨 게 사업 목적에 부합하느냐"고 지적했다.

제주올레는 LH 내 식당 창업 프로젝트인 제주청년창업 인큐베이팅에도 2년간 3억7천만원의 지원금을 사용했으나 실제 성과는 교육생 22명 중 9명만이 제주도에 창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제주올레는 지난해 기준 약 40억원의 기부금·보조금을 받았음에도 최근 5년간 행정안전부와 제주도청에 기부금품 모집자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현행법은 기부금품 모집자로 등록하지 않고 기부금품을 모집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서 의원은 "이번 건처럼 LH가 2년에 걸쳐 저 정도 금액을 지원한 사례가 거의 전례가 없다.

고위층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이 시민단체와 결탁해 타락한 이권 카르텔을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라고 생각한다"라며 "감사원 감사 청구 및 검찰 고발 등을 통해 끝까지 사안을 밝히겠다"고 했다.

제주올레의 서명숙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국민훈장 동백상과 대통령상을 받았고, 한국관광공사 사외이사를 지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제주올레는 입장문을 내고 "서범수 의원실에서 주장한 내용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이미 의원실에도 반박 자료를 보냈으나 전혀 반영하지도 않고 언론에 왜곡된 정보를 보낸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제주올레는 "교육 숙소로 이용한 '올레스테이'는 제주올레가 운영하는 숙소가 아니다"라며 "인턴 근무 조건은 당사자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고지된 내용이었다"고 했다.

특히 "예멘 난민 참여는 제주올레와 LH가 기획한 것이 아니라 청년 인턴이 파견된 영농조합법인의 자체 사업 과정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식당 창업 프로그램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9명은 제주도에서, 4명은 광주와 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 창업하고 현재까지도 성공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창업률이 40%에 이르는 것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기부금품법 위반 의혹에 대해선 "제주올레는 후원회원을 통해 후원금을 받고 기업이나 기관과는 협약을 통해 사업 후원을 받는 단체로, 기부금품법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LH의 사업비 지원 경위에 대해선 "수년간 다양한 기관들과 진행해왔던 청년캠프를 업그레이드해 LH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고, 제안서 검토 후 LH에서 '청년활동가 양성사업'과 '제주청년창업 인큐베이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후원한 것"이라며 밝혔다.

2007년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제주올레는 도보여행길인 제주 올레길을 플랫폼으로 다양한 환경·문화·경제 캠페인을 벌여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