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스라엘 동아리가 오픈한 '핫플'…"한국문화 알림 공간"
예루살렘의 완전 공짜 라면집 '베들라면'을 아시나요
이스라엘 예루살렘 한복판에 한국 라면을 무제한·무료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한인 커뮤니티 '한국-이스라엘 동아리'가 코로나19 팬데믹 때 문을 열어 1년 넘게 운영 중인 '베들라면'이다.

히브리어로 집이란 뜻의 베들과 라면의 합성어로, 쉽게 말해 '라면집'이다.

이 라면집은 일주일에 한 번(매주 화요일 오후 1∼7시) 문을 열고, 한국 라면을 먹고 싶어하는 현지인들에게 무제한, 무료로 제공한다.

3일 이스라엘에 있는 서예은 씨가 재외동포재단이 운영하는 '코리안넷'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한-이스라엘 동아리가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문을 연 라면집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유대인 사회에 알려지면서 이스라엘 현지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하루 평균 50여명 정도 이 라면집을 찾아 라면을 즐기고, 한국 문화에 관해 이야기한다.

동아리 관계자는 "유대인과 한국인들이 좀 만났으면 하는 생각에서 라면집을 열게 됐다"며 "이스라엘 친구들에게 좋아하는 라면을 대접하면서 한국 문화를 알려주고, 서로 교류했으면 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의 완전 공짜 라면집 '베들라면'을 아시나요
한국 라면은 현지 일반 슈퍼와 아시안 마켓에서 산다.

1개당 5천 원으로 좀 비싸긴 하지만 한국에서 직접 공수하는 것보다는 그나마 싸다고 한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야채 라면, 유대교 율법에 따른 식자재와 조리 방식(코셔)을 지키는 유대인이 먹을 수 있는 라면 등 종류도 10가지가 넘는다.

코셔용 그릇도 따로 마련했을 정도로 문화를 중시한다.

이 라면집에 와서 자신이 먹고 싶은 라면을 골라 주문하면 봉사자들이 끓여준다.

김치와 밥도 제공한다.

예루살렘의 완전 공짜 라면집 '베들라면'을 아시나요
처음 이 라면집을 열었을 때는 하루 3∼4명만 방문했지만, 지금은 SNS 홍보에 힘입어 확 늘었고, 매주 빠지지 않는 단골도 15명이나 된다.

유대인 새해 등 특별한 날에는 200명 정도가 방문해 북적거린다고 한다.

자발적으로 찾아와 서빙과 설거지, 청소 봉사를 하는 유대인 아스낫 씨는 "이곳에 오면 마치 집에 온 것처럼 따뜻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동아리를 이끄는 임은선 씨는 "현지인들이 맛있게 먹고 고마워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매주 젊은 유대인 친구들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유대인들은 단순히 라면 맛을 보기 위해 베들라면을 찾지는 않는다.

한국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온다고 한다.

자신의 딸과 친구와 함께 예루살렘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페타티크바에서 온 리타 씨는 "맛있는 한국 라면도 먹고, 드라마를 통해 배운 한국어 단어들을 써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즐거워했다.

라면집에서는 떡국과 눈꽃 빙수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종종 진행한다.

예루살렘의 완전 공짜 라면집 '베들라면'을 아시나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