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츠와나서 정기총회 예정…"한상들 제대로 일할 기회 만들어주고파"
전자정부 시스템 도입도 진행…"아프리카의 한국으로 만드는 게 꿈"
[글로벌 韓商] ⑨ 아중동한상연합회장 "한인회와 분리해 효율 높일 것"
"아프리카·중동한상연합회가 2016년 2월 출범했지만, 활동 방향 등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와 겹치는 부분이 꽤 있었어요.

한인회총연합회와 분리해 효율을 높이려고 합니다.

"
김채수(61) 아중동한상연합회장은 30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장직을 맡고 보니까 방향을 새롭게 잡아야 하는 부분들이 보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와 연합뉴스가 27∼30일 개최한 '제26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월드옥타 보츠와나 가보로네 지회장 자격으로 참가했다.

김 회장은 올해 5월 고(故) 김근욱 회장이 짐바브웨에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7월 초 후임 아중동한상연합회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일단 내년 3월 정기총회 때까지 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단체는 2008년 창립돼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한인들의 교류 허브 역할을 해왔다.

한상(韓商)의 구심점 역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따라 2016년에 결성됐다.

김 회장은 "그간 한인회총연합회 밑에 한상연합회를 둘 것인지, 분리할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있었다"며 "이달 17일 한인회총연합회 임시총회에서 확실하게 분리하자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보츠와나로 돌아가면 조만간 아중동한상연합회 정기총회를 열고 능력이 있는 인물을 운영진으로 뽑을 것"이라며 "한상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1987년 보츠와나에 이민한 김 회장은 1992년 본격적으로 자동차 정비 사업을 시작했다.

단순 정비 일을 하다가 판금과 도장 업무까지 담당하는 종합정비공장 형태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부를 쌓았다.

특히 이언 카마 전 대통령과는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현지에서 영향력이 있다.

건설업, 무역업, 컨설팅업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 그는 현지 인맥을 토대로 한국 기업과 한국인의 보츠와나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아무리 사업이 잘된다고 해도 세금을 제대로 안 내면 영원할 수 없다는 게 지금까지 지켜온 나만의 원칙"이라며 "회계사와 의논하고 조언을 받으면서 문제가 될 일은 아예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약 10년간 현지 시각장애 청소년들에게 개안수술을 지원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김 회장의 선행을 '선한 사마리아인이 개안수술비를 부담하다'라고 크게 소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현재까지 39명 청소년이 개안수술을 받았는데 100명까지 지원하는 게 목표"라며 "단지 수술만 하는 게 아니라 치료가 정상적으로 됐는지 최소 1년간 관리도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보츠와나가 도입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어떤 사업을 하려면 10∼15년은 걸리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김 회장은 "한국의 최첨단 기술을 보츠와나 정부에 잘 소개해 보츠와나를 한국의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아프리카의 한국'으로 만드는 게 작은 꿈"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