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왼쪽)과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가 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 공급 기본계약을 맺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왼쪽)과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가 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 공급 기본계약을 맺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
한화디펜스가 폴란드에 8조5000억원 규모의 '천무' 다연장로켓(MLRS)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로켓탄 및 미사일 탄약의 도입 물량만 2만3000개에 이르는 대규모 계약이다. 지난 7월 K2 전차 및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약 20조원 규모 한국 무기 수출에 이어 또다시 K방산의 '대박' 기록을 남겼다.

19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화디펜스는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서 K239 다연장로켓 천무를 폴란드 육군에 공급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기본계약'은 실행계약(본계약) 체결하기 전 사업 예산을 설정하고자 총물량과 사업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절차다. 이날 계약식에는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등 생산기업과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 물량은 288문이고 내년부터 초도물량 18대의 인도가 시작된다. 정확한 공급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폴란드 현지 매체들은 이번 계약이 60억 달러(약 8조5000억원)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이 계약 규모가 큰 것은 폴란드가 도입하는 로켓탄(미사일)의 수 때문이다. 천무는 발사차량과 다연장로켓 발사대, 미사일 등 요소로 구성된다. 다연장로켓 발사대는 대당 30억원 정도지만, 폴란드가 받길 원하는 로켓탄 및 미사일 수가 2만3000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발사 차량은 자국 기업을 통해 생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K239 '천무' 다연장로켓의 발사 모습.
K239 '천무' 다연장로켓의 발사 모습.
천무는 유도로켓을 비롯해 다양한 구경의 다연장 로켓을 발사할 수 있고, 최대 사거리 약 300㎞의 지대지 미사일도 쏠 수 있다. 이같은 차륜형 다연장로켓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후방 기지나 탄약고를 격파하면서, 미국의 다연장 로켓 하이마스(HIMAS)를 사용해 혁혁한 성과를 거뒀다. 하이마스는 한 번에 여섯 발의 로켓을 쏘지만, 천무는 단발 또는 연속으로 열두 발을 쏠 수 있다.

한국이 완제품을 인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른 국가에 비해 짧은 점도 폴란드의 구매 포인트가 됐다는 분석이다. 폴란드는 2019년 하이마스 20문을 발주했는데 내년께 도입할 예정이다. 폴란드군은 올 들어 미국에 하이마스 추가 도입을 요청했으나 미국 측에서 생산 문제로 난색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