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야놀자·여기어때 각사 홈페이지
출처=야놀자·여기어때 각사 홈페이지
불법행위 조장과 수수료 책정 등 숙박 애플리케이션을 둘러싼 논란이 해마다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로 한 배보찬 야놀자 대표와 정영훈 여기어때 대표의 증인 참석이 불발됐다. 정치권에서는 두 플랫폼 측에 제기된 소비자 및 소상공인 불만에 대해 개선을 촉구했고 이에 업체들은 개선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정치권, 야놀자·여기어때 시정 촉구

19일 업계와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대표이사에 대한 증인 출석이 의결된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전날 여야 간사 간 합의에 따라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증인 출석을 신청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서면 답변서를 받은 후 증인 신청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앞서 김 의원은 야놀자와 여기어때에게 숙박업주에 대한 과도한 광고비·수수료 책정, 가맹파트너사에 대한 불공정행위 의혹, 미성년자 불법 혼숙 조장 논란 등에 대해 질의하겠다며 증인 출석을 신청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먼저 서면 질의를 받고 답변에 따라 둘 중 한명 혹은 두 대표 모두 증인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양쪽 모두 성실하게 답변을 해와서 철회했다"면서 "국감에 출석해 몇 분 발언을 하지도 못하는 문제점도 거론돼 참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여러 논란에 대해서는 시정 요청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해외로 가지 못하는 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야놀자와 여기어때와 관련된 논란들이 더 관심을 받는 분위기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두 대표는 국감에 증인 출석해 관련 사안들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중복예약 방지 시스템 만들겠다" 했지만…
숙박업체와 갈등 지속될 전망

업계에서는 특히 최근 제기되고 있는 중복 예약 방지에 대해서는 입을 모아 개선을 약속했다. 고객 편의를 위해 환불 처리와 대체 숙소 마련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야놀자 측은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기술 개발 및 확산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복 예약 등 고객의 불편 사항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간 중복 예약 방지 시스템이 미비해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던 상황이어서 관련 소비자 불만은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광고 수수료 과다 책정과 미성년자 투숙 문제에서 플랫폼과 숙박업체 간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들은 이미 해외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자신들의 수수료가 최소한의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유니콘 기업으로 불리지만 해외에서는 이제 시작하는 기업일 뿐"이라면서 "플랫폼 입장에서는 광고 수수료를 줄이면 비즈니스 모델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광고 수수료를 무리하게 줄이긴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논란이 불거진 미성년자 투숙 문제 또한 업체들은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어때 측은 "현장에서 신분증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 아예 입실을 거부할 것이라고 예약 단계에서 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놀자 측은 "최근 행정안전부와 협업한 모바일 운전면허증 기반 키오스크를 통해 신분증 확인 미비로 인한 미성년자 혼숙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2022년도에 집행된 숙박쿠폰 200여만 건 중 8893건이 10대 청소년에 의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약 플랫폼별 사용 건수는 여기어때 3374건, 야놀자 3004건 등 모두 비대면 예약이었다. 청소년 보호법 제30조 제8호에 따르면 청소년을 남녀 혼숙하게 하는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숙박업체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김진우 대한숙박업중앙회 사무총장은 "현재는 미성년자 혼숙 관련 숙박업주만 처벌받게 되어있는데 플랫폼 처벌 역시 이뤄져야 한다"며 "플랫폼 측은 개인정보 비밀보호법에 따라 신분 확인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한다. 신분증 등을 위조하면 미성년 확인이 어려운 부분이 많기에 플랫폼 측에서 별도의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1년 전 소관 상임위에서 발의됐으나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며 "전기통신사업법에만 의거하지 않고 숙박 플랫폼과 숙박업 관계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사업자와 숙박업체들 간 대치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정위 차원에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현보/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