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신종 수법 확인된 것만 47종…인터넷서 조장행위도 급증"
"병역회피 수법 47종으로 늘었지만 병무청 단속인력 40명뿐"
격한 뜀뛰기로 고혈압 위장·고의로 손목 손상…병역기피 백태
군대에 가야 하는 상황이었던 A씨는 본태성 고혈압과 관련한 4급 판정 기준을 알게 됐다.

그는 병원 혈압 측정 때 격한 뜀뛰기와 다량의 흡연으로 혈압 수치를 높여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병역 처분 변경원을 제출해 4급 판정을 받았다.

병역 감면 이후 치료를 중단했던 그는 결국 적발됐다.

같은 지역·팀에 있었던 축구 선수들은 아령을 들고 손목을 돌리거나 과도하게 꺾어 연골을 고의로 손상하고 수술을 받았다.

이들도 4급 판정을 받았으나 적발을 피할 수는 없었다.

최근 B씨는 상처도 없던 손가락에 물을 흡수시킨 밴드를 붙여 다한증 검사에 임했다.

주먹을 쥐었을 때 단시간에 땀이 떨어지면 4급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었지만 병무청은 현장에서 그의 밴드를 압수하고 형사 입건했다.

7일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병무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7종이었던 병역 면탈 수법은 현재 확인된 것만 47종으로 늘어났다.

지적장애 위장, 동공장애 위장, 고의 아토피 악화, 중이염 유발, 성정체성장애 위장 등이 신종 수법으로 꼽혔다.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 등을 통해 병역 회피(면탈)을 조장한 행위 역시 2017년 2천162건에서 2021년 3천21건으로 약 40% 증가했다.

그런데도 병역면탈을 관리·단속하는 인력은 40명 안팎으로 근래 10년간 거의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병역면탈 행위는 성실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병역 의무자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국민 갈등을 유발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특별사법경찰관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