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본 넘긴 중거리미사일 발사에도 침묵…김정은 25일째 잠행
북한은 전날 일본 열도를 넘어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지만, 관영매체들은 5일 침묵을 지켰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전날 아침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한 사실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자강도 무평리에서 발사되어 일본 상공을 통과한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은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해 4천500여㎞를 비행한 뒤 태평양에 떨어졌다.

북한의 IRBM 발사는 지난 1월 30일 이후 247일, 약 8개월 만이다.

북한은 통상 미사일 발사 후 이튿날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발사 성격을 규정하고 평가하는 기사와 사진을 공개해왔다.

대외적으로는 군사적 능력을 과시하면서 대미 협상을 압박하고 대내적으로는 국가 위상을 강조해 주민 결속을 꾀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패턴은 올해 초까지 계속됐지만 지난 5월 이후로는 미사일의 종류와 발사 성공 여부를 떠나 일절 보도하지 않는 추세여서 이제는 '도발 후 침묵'이 관례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노동신문 등으로 내부에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내부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반증"이라며 "일각에선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30만 명이 희생됐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인데, 건강과 식량 사정이 나빠 주민들이 미사일 발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미 핵무력 완성을 공언한 상황인 만큼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는 쪽으로 태도가 바뀌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다 미사일 시험발사가 국방력 강화 계획에 따라 실행하는 절차이며, 결국 핵실험까지 '마이웨이' 질주한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북, 일본 넘긴 중거리미사일 발사에도 침묵…김정은 25일째 잠행
이런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5일째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들어 가장 긴 잠행 기간이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관영매체에 등장한 건 정권수립 74주년이던 지난달 9일 방역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게 마지막이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해외 정상과 친전을 교환하긴 했지만 문서 형태로만 이뤄졌다.

그는 지난해 10∼11월 사이에도 한 달 넘게 모습을 감춘 적이 있으며, 올해 7월에도 3주가량 잠행했다.

김 위원장이 과거 장기간 잠적했을 당시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 건강이 양호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