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대대적인 정부 조직 개편안을 조만간 내놓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 및 재외동포청·이민청 설립, 우주항공청 신설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3일 정부와 여당, 대통령실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 조직 개편 논의를 이제 시작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의 국정 목표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오늘 당과 정부 의견이 거의 조율된 상황”이라며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정은 이르면 이달 내 관련 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 8월 말 국회 행안위에서 이번 국회 회기 내 여가부 폐지가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조직 개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통해 밝힌 여가부 폐지 등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국·캐나다 순방에서 설립 의지를 밝힌 재외동포청,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우주항공청 등의 설치도 거론된다.

이 장관은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대해 양 대변인은 “조금 더 미세조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당과 정부가 생각을 주고받았지만 결론이 났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야당의 윤 대통령에 대한 공세에 날을 세웠다. 김 실장은 “이번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와 같이 (야권의) 정략적인 공세에 내각과 여권도 모두 단호하게 대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쌀 시장 격리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김 실장은 “2011년 태국이 이와 비슷한 정책을 추진했다가 쌀 공급이 과잉되고 또 재정 파탄이 나서 경제가 거덜 난 적이 있다”며 “우리뿐 아니고 국민 모두가 (법안 통과를) 막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정은 이날 심야 택시난 완화를 위한 대책도 논의했다. 택시 부제(의무휴업제) 해제, 택시기사 취업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심야 운행 택시를 늘리고, 심야 시간대 택시기사의 운행을 유인하기 위해 탄력호출료를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