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박진 해임 건의 받지 않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국회의 박진 외교부 장관(사진)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공지문에서 “인사혁신처를 통해 ‘헌법 63조에 따라 박진 장관의 해임을 건의한다’는 국회의 해임 건의문이 (30일) 대통령실에 통지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실은 당초 해임 건의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국회의 의사 결정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거부 의사를 밝히기로 했다.

이 같은 대통령실 입장이 나오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즉각 “대통령이 결자해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은 외교 대참사의 진상 규명과 대통령 사과, 책임자 문책이 이뤄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선 ‘외교 참사’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저는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전 세계가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 글로벌 비전을 평가하고 있는데 유독 우리 정치권에서만 당리당략 차원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 부부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정중하게 조문했고, 유엔총회에선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비전’에 대해 세계 각국 대표단 앞에서 천명하고 큰 박수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캐나다에선 경제·통상, 과학기술, 원자력, 인공지능, 우주항공 등 분야에 걸쳐 (양국 관계를)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며 “이게 성공적인 ‘조문 외교’ ‘세일즈 외교’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것과 관련해선 “착잡한 심정”이라며 “며칠 새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의 질책은 국익외교를 더 잘해 달라는 차원에서 경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박 장관은 “필요하다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해상, 사이버, 금융 등 여러 분야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검토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