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5년 동안 금품과 향응을 받아 해임·파면된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산하 14개 기관 임직원 59명이 개인당 최대 1억9000만원까지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산자부 소관기관들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59명의 임직원이 16억5000만원의 금품향응을 제공받아 해임·파면 됐으며, 이들에게 지급된 퇴직금은 총 41억5000만원에 달했다.

금품‧향응을 제공받아 해임된 임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기관은 전체 60개 기관 중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한전KDN,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산업단지공단, 기술보증기금, 한국지역난방공사, 강원랜드, 한국석유관리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디자인진흥원 등 14개 기관이다.

이 가운데 한국전력공사는 31명의 임직원들이 총 8억3000만원에 달하는 금품‧향응을 제공받아 전원 해임되었는데, 이들이 수령한 퇴직금만 총 25억4000만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적자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도 부패·비위행위자들에게 퇴직금을 가장 많이 지급한 것이다.
 국민의힘 엄태영 비대위원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엄태영 비대위원 /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에 이어 한국수력원자력은 3억5000만원, 한국가스공사는 2억6000만원, 한전KDN 2억원, 한국서부발전 1억7000만원, 기술보증기금 1억2000만원, 한국산업단지공단 1억1000만원, 한국남부발전 1억1000만원 등 8개 기관이 1억원 이상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엄태영 의원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공정과 청렴을 외쳤지만 실상은 부패·비위행위로 금전적 이득을 취해 해임된 자들에게도 국민의 세금으로 퇴직금을 지급하는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났다”며 “이는 기관별로 퇴직금 지급에 대한 내부규정이 여전히 제각각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공공기관 개혁’인 만큼, 공직 기강 확립 방안 마련과 퇴직금 지급 규정에 대한 합리적이고 통일된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한전은 "퇴직금을 법정 최저기준보다 적게 지급할 시 법위반이 되므로 퇴직금의 임의 감액은 불가하다"며 "한전은 중대비위행위자에 대해 성과급을 미지급하고 통상적으로 3개월 내외 직위해제 기간을 거쳐 해임하고 있어 급여상 불이익을 줌과 동시에 퇴직금 산정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을 감소시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20%수준 감액하고 있다"고 전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