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간담회…"기시다, '尹대통령과 만남에서 관계개선 의지 느낄수 있었다'"
위안부 합의 표류에 "대한민국 신인도 손상…국제법적으로 이해 어려워"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과학에 기초 둬서 결정해야"
'아베 국장' 방일 한총리 "서울 돌아가면 日 기업부터 만날 것"
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국장(國葬)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28일 "서울에 돌아가면 바로 일본 기업들과 만나 얘기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도쿄 제국호텔에서 진행한 기자·특파원 간담회에서 "우리가 지난 몇 년간 일본 기업이 우리한테 무엇을 기여하고 있는가를 머릿속에 넣고 있던 게 좀 약화했던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제가 총리가 되고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기업 200개와 간담회도 했고 독일, 프랑스 상공회의소와도 만났는데 일본하고는 안 했더라"라며 "최근 요동을 치고 있는 지정학(정세), 원자재 공급망에서 한국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는 것을 아베 총리 국장에 와서는 확실하게 느끼고 간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경제인과 간담회를 진행한 한 총리는 "그분들이 한일 기업 간에 해야 할 일들을 많이 말씀하셨다"며 "한일 관계가 잘 (개선)돼서 협력하면 우리가 서로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일본에서 들은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묻자 "동포들과 간담회에서 '한국과 일본 정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우리가 너무 힘들다'는 얘기를 10분 중에서 8분은 한 것 같다"며 "우리 동포가 수십만이 되는데 그분들이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버리는 것도 정부가 잘하는 게 아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면담에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법 모색을 포함한 한일 관계 개선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한 총리는 "기시다 총리가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의 미팅에서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며 "앞으로 양국 외교부 장관이 한일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내용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베 국장' 방일 한총리 "서울 돌아가면 日 기업부터 만날 것"
그는 "기시다 총리가 한일간에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언급했고 공급망 안정성 확보 등에서도 협력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면서 "저도 물론 그런 것에 대해 생각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 관련 양국 협의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두 정상이 양국의 외무 장관에게 이 문제를 논의해서 뭔가 솔루션을 찾아냈으면 좋겠다는 것을 요구했으니까, 그 정도 단계"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출과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 규제 문제를 두고는 "과학에 기초를 둬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새 정부가 규제개혁 등 정책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과학이 억지를 이겼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과학자들이 모여서 해보면 결론이 있어야 하고,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2015년 발표된 위안부 합의가 문재인 정부 이후 표류 상태가 된 것과 관련 "국제법적으로 보면 일반적으로 이해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건 사실이고, 그것 때문에 대한민국의 신인도에 손상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제도, 잘못된 법률 등은 한 번 만들어지면 나라의 운영을 어렵게 한다는 것을 정말 절실하게 느낀다"며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은 포퓰리즘에 의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고, 그만큼 그런 것을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와 설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합의를 하기 위해서 후다닥 뭘 하나 만들긴 했는데 몇 년 지나면 영 이상하게 작동했다"며 당시 합의가 다소 급하게 만들어졌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다만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서 합의 철회가 없다는 것을 보증하기 위해 정치권까지 포함한 민간협의회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지적에는 "논의는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쉽게 그런 쪽으로 결론을 낼 수 있을까"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선 "박진 장관이 뭐 때문에 해임돼야 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베 국장' 방일 한총리 "서울 돌아가면 日 기업부터 만날 것"
윤 대통령이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에 직접 참배를 못 한 것을 두고는 "런던에 수백 명의 정상이 오기에 모든 걸 시간대를 정하는 거고, 대통령이 갈 수 없는 시간을 제시할 수도 있으니 저는 그게 다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런던에 갈 때 윤 대통령은 정부나 관련 기관의 요청에 일체 따르라고 했고, 이번에 제가 일본에 오는 것도 일본 정부가 정한 스케줄에 따라서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이번 방일기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기시다 총리, 니콜라에 치우카 루마니아 총리 등과 면담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한 총리는 "기시다 총리가 오늘 면담에서 부산엑스포와 관련 '오늘부로 일본 정부가 그 문제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