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서 여야 공방…曺 "국민들 의구심에 송구"
'거액연봉·억대연금' 조규홍에 "국민 눈높이 맞나" "위법없어"
여야는 27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국제기구에서 거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동시에 억대의 공무원 연금을 받은 것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가 고액 연봉과 억대 연금을 받으면서 건강보험은 배우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혜택을 받았으며, 이런 행태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맞서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절차상 문제가 없어 위법이 아니라며 조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조 후보자는 앞서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차관보) 퇴직 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로 일하면서 약 3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조 후보자가 EBRD 이사로 일한 약 2년 동안 받은 총급여는 11억원가량이며, 이와 별개로 1억1천400만원의 공무원 연금도 수령했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는)EBRD 이사로 일하던 당시 11억원의 급여와 (이와 별도로) 공무원연금을 수령하고 건강보험은 배우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혜택만 받았다"라며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이 되면 건강보험 재정건전성 강화 문제, 국민연금 개혁 등의 숙제가 있는데 국민의 눈높이에 자격을 갖춘 인물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도 "억대의 소득에도 불구하고 이런 혜택을 누린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그동안 얘기한 공정과 상식에 맞다고 보느냐"며 "우리 국민은 건강보험료도 더 부담해야 할 형편인데, 억대 연봉에 감액 없이 공무원연금을 받고 건강보험료도 내지 않았으면서 (연금을) 개혁하겠다고 하면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냐"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도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수많은 노동자는 (후보자가) 연봉 3억이 있는데도 연금으로 연 4천만원 정도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 박탈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거액연봉·억대연금' 조규홍에 "국민 눈높이 맞나" "위법없어"
여당 의원들은 국제기구인 EBRD 소득이 비과세이므로 소득세 대상에서 면제되고, 공무원 연금 역시 지급 시기가 됐기 때문에 지급된 것이라며 법적·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봤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보통 서민들이 생각하기에는 (후보자가) 고액의 연봉을 받았지만 위법한 것은 전혀 없다"며 "후보자는 30여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법 위반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강하게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도 "인간이 다 완벽할 수는 없다"며 "빈부격차의 심화, 소외계층의 어려움 등을 생각하고 장관이 된다면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같은 당 이종성 의원도 "EBRD는 은행설립협정에 따라 (소득을) 과세하지 않게 돼 있고 후보자는 (본인이 공무원 연금) 감액 대상인지 여러 번 확인한 바 있다"며 "(후보자가) 소득 신고를 고의로 회피하거나 (신고를) 누락해 연금을 과다 수령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의 거액 연봉과 역대 연금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어긋난다며 후보자가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원이 의원이 "국민들에게 부적절한 처신을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공무원 연금 전액 수령과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에 대해 국민이 의구심을 갖는 것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경제적·과세적 혜택을 받은 적은 없지만 세대분리 의혹 역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사과한다"고 답했다.

"(후보자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국민들은 '(후보자가) 제도의 허점을 파악해 혜택을 누린 게 아니냐'며 허탈해하고 있다"는 민주당 남인순 의원의 지적에도 조 후보자는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지는 것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