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6일 안심전환대출이 가능한 주택가격 기준을 4억원에서 9억원까지 조기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내놨지만 대상 주택 가격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 신청이 저조한 상황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고금리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이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접수 중인 안심전환대출 주택가격 조건을 9억원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주기 바란다”며 “45조원인 안심전환대출 자금 규모도 더 확대해 더 많은 국민이 혜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내년부터 신청이 가능한 ‘일반형 안심전환대출’은 금리가 더 높은 만큼 신청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일반형 안심전환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에 적용되는 기존 안심전환대출과 달리 소득이 많아도 신청할 수 있다. 성 의장은 내년으로 예정된 해당 상품 출시를 가능한 앞당기고 금리도 기존 계획보다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시행 중인 안심전환대출 실적이 저조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시행에 들어간 안심전환대출의 23일까지 누적 대출 신청액은 약 1조5658억원으로, 당초 공급 목표인 25조원 대비 6% 남짓에 불과하다. 금융권에서는 지난달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 중간값은 6억4000만원, 아파트로만 따지면 7억6000만원대인데 안심전환대출의 주택가격조건(4억원)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25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도 안심전환대출 요건 완화와 관련한 논의가 오갔다”며 “(안심전환대출 요건 완화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당에서 지속적으로 요청한 만큼 조만간 금융위원회에서 관련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