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의회서 10월부터 줄줄이 출국 예정…"권리로 인식"
"고환율·고물가 힘든 주민들 배려 없어" 불만 목소리
코로나19 상황 호전되자 부산 기초의회 해외연수 봇물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자 부산지역 기초의회가 잇따라 해외연수(공무국외연수)를 계획하고 나섰다.

2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부산 16개 구·군 의회 중에서 의원 해외연수를 계획 중인 곳은 9개 지역이다.

북구의회는 오는 10월 6일부터 13일까지 5박 8일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의원 14명 중 2명을 제외한 12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구비 4천200만원이 배정됐고, 의원 1인당 부담액은 100만원이다.

구의회 관계자는 "당초 북구의 열악한 관광 사정 등을 고려해 벤치마킹하고자 핀란드에 가려고 했으나, 관광성이 짙다고 해 노르웨이만 가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외국에서는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는 분위기이고, 연간 의회 일정상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시점"이라고 우려했다.

참여연대는 공무국외연수 심의위원회에 제출된 연수 계획서에 세부일정과 구체적인 사항이 담기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저소득층을 비롯한 구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편성해도 모자랄 상황에 의원 여행부터 챙기는 것이 합당한가"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북구의회 정기수 의장은 "공무국외연수에 대해 구민들이 바라는 점과 비판적인 시각을 잘 알고 있다"며 "철저한 사전 준비와 사후 관리로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 호전되자 부산 기초의회 해외연수 봇물
북구 외에 다른 기초의회에서도 오는 10월부터 줄줄이 해외연수가 예정돼 있다.

부산진구의회는 10월 25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호주로 향한다.

문화복지와 도시재생 분야 벤치마킹 등을 목표로 의원 18명 중 개인 사정으로 불참 의사를 밝힌 1명을 제외한 17명이 참가한다.

관련 예산 6천여만원이 배정됐고, 의원 개인 부담액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진구의회 관계자는 "(외유성 지적을 고려해)목적에 맞는 기관 방문 위주로 일정을 구성했다"며 "공무 국외여행 심사를 거쳐 최종 일정을 확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장군의회는 10월 2일부터 6일까지 태국 방콕을 방문한다.

군의회 관계자는 "기장군이 관광도시라서 연수 대상 지역을 관광으로 유명한 방콕으로 정했다"고 강조했다.

해운대구의회는 10월 24일부터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5박 7일 일정으로 둘러볼 예정이다.

해운대구의회 관계자는 "환율 등을 고려해 일정을 최소화했다"며 "중동은 마이스 산업과 도시형 관광이 발달한 곳"이라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연제구 의회는 2개 팀으로 나눠 해외연수를 실시한다.

A조는 10월 17일부터 22일까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로, B조는 그 이후인 10월 26일부터 30일까지 일본으로 간다.

서구의회는 도시재생시설과 문화유산 관광자원 등 해외도시의 도시계획 및 관광자원 개발 실태를 벤치마킹하겠다며 10월 5일부터 10일간 4박 6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둘러본다.

동구의회는 10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 4개국을 둘러볼 예정이다.

동구의회는 이번 일정이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것으로, 방문할 국가는 세계박람회 회원국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사하구의회는 오는 11월 초 호주로 5박 7일 일정의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영도구의회도 해외연수를 계획 중이다.

부산의 한 구의회 관계자는 "고환율과 고물가 시대에 의원들이 주민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렇게 서둘러 해외연수를 가지 못할 것"이라며 "구의원들은 해외연수를 마치 포기하지 못할 권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의회 직원들은 의전 탓에 대부분 가기를 꺼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 호전되자 부산 기초의회 해외연수 봇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