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외교참사' 규정…박진 해임건의안 등 '외교라인 경질' 총공세
"'이XX'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李 "발언 분명히 확인하자" 신중론도
野 "'워터게이트'도 거짓말이 화근"…尹발언 해명에 맹폭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에 발생한 '비속어 논란'을 계기로 외교라인과 대통령실 참모진의 대대적인 경질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비속어 사용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외교·안보라인의 무능이 이번 사태를 촉발했다고 보고 여권을 향한 공세를 강화했다.

특히 "사실과 다른 보도"라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거짓말 해명'으로 규정하는 기류도 팽배했다.

이재명 대표는 26일 경기도청에서 연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생 위기에 외교참사까지 국민의 삶을 옥죄고 있다"라며 "야당이 힘을 내 잘못은 신속하게 바로잡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외교참사는 설명할 단어가 없다"며 "집권 3달이 3년 같은데 1일 1사고로 해외 순방 일주일이 한 달처럼 느껴졌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발언이 국민을 호도했다며 '거짓말' 프레임에 초점을 맞춘 발언들도 이어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은 도청 장치보다 거짓말이 화근이었다"라며 "전두환 정권은 ''탁' 치니 '억'하고 박종철 열사가 죽었다'는 거짓말이 탄로 나 몰락했다"라고 언급했다.

강병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진솔한 사과로 호가호위 세력을 배제했어야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격리된 독재자의 길을 택했다"고 적었다.

이어 "앞으로 대통령 입에서 나오는 어떤 말도 권위를 갖지 못하고 조롱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 XX'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서 취재진 질문에 "논란이라기보다는…"이라며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발언이 나온 정확한 경위를 밝히고 진솔한 사과를 요구해 온 야당은 이 같은 답변에 진실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보는 분위기다.
野 "'워터게이트'도 거짓말이 화근"…尹발언 해명에 맹폭
이에 따라 이번 논란과 관련이 있는 인사들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이번 순방 책임자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호 안보실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등 외교안보 참사 트로이카를 전면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오늘까지도 결단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 외교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내일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경고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정상회담을 하려면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정상이) 어느 위치에 설 것인지까지 미리 이야기를 하는데 (대통령실은) 무슨 준비를 했나"라며 "대통령비서실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이 이제 술 좀 자제하고, 외교(일정)는 참모들이 정해 준 시간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공세 가운데서도 한편으로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팩트'가 명확하지 않다면 공세 일변도의 태도가 자칫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로 읽힌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어떻게 발언했는 지를 두고 논란이 이는 '바이든' 부분에 대해 대통령실 해명대로 '날리면'이라고 들릴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그러면서 "보도된 내용도 있긴 하지만 필요하면 분석도 과학적으로 해서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야당인 정의당도 민주당과 보조를 맞췄다.

이은주 비대위원장은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김은혜 홍보수석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이번 욕설 파문은 '국회 부정'이자 '국정 독주 선언'이라며 외교라인의 대대적 교체와 김 수석의 경질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