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청"…사법 리스크 논란에는 로우키
"민생과 경제 어려운데 국민 얼마나 고초가 심한가" 尹정부 우회 비판
이재명, 포항서 민생행보…배우자 檢출석엔 "정쟁에 에너지 소비(종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은 경북 포항을 찾았다.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실질적 복구·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대신 국회 최고위원회 회의는 박홍근 원내대표가 주재했다.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유능한 대안 야당'의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태풍 피해지역인 포항시 남구 대송면 일대를 돌았다.

노란색 '민방위 점퍼'에 파란색 장화 차림이었다.

현장에는 김성환 정책위의장, 안호영 수석대변인 등 일부 지도부만 자리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철우 경북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 시장으로부터 피해 현황을 보고받은 뒤 재난 피해 지원금과 관련, "침수 피해 지원액이 200만원이다.

너무 소액이라 지원금액을 정부와 협의해 봐야 한다"며 보상액 상향을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가 검토 중인 '포항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관련해서는 신속한 선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수 야당으로서 협조하겠다고도 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현장 방문 후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가 현장을 둘러보고 5가지를 강조했다"며 ▲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청 ▲ 침수피해 보상액 현실화 및 보상대상 확대 ▲ 특별교부세 확대 ▲ 포항지역 배수펌프장 신속 보완 ▲ 민주당 자원봉사단 참여 등의 계획을 밝혔다.

이재명, 포항서 민생행보…배우자 檢출석엔 "정쟁에 에너지 소비(종합)
이 대표의 포항 방문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불거진 검찰발 사법 리스크에 대한 여론 주목도를 상쇄하기 위한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직접 재난재해 현장에서 해당 지자체장과 지원책을 협의하는 모습을 부각, 거대 야당 대표로서 '민생 리더십'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첫째도, 둘째도 민생이라는 생각"며 "본인의 검찰 이슈에 대해서는 최대한 거리를 두고 민생 챙기기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도 자신을 상대로 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며 로우키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검찰이 기소할 경우 대응책은 무엇이냐', '대장동·백현동 관련 발언이 허위사실 유포가 맞다는 증언이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김건희 특검법 발의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당초 이 대표는 전날 태풍 피해 현장을 찾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출석 회피' 논란을 고려해 방문 일정을 하루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포항 방문을 마치고 오후에는 국회를 찾아 본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배우자인 김혜경 씨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것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국민 여러분, 민생과 경제가 어려운데 얼마나 고초가 심하십니까"라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이어 "정치가 국민들의 삶을 챙겨야 하는데 주어진 권한으로 삶을 챙기기보다는 지나치게 정쟁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다"며 "국민들의 삶을 챙기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데 총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거리두기를 하면서 민생 행보에 주력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르면 8일 가능성이 있는 검찰의 이 대표 기소(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촉각을 세웠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보여왔던 행태에 비춰보면 (이 대표를) 기소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며 "내일 검찰 기소 조치가 이뤄지면 비상한 상황에 돌입하고, 최고위원회를 비롯한 당 전체가 비상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하는 논의가 (회의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당의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의원들은 8일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검찰이 야당 인사 및 전 정부 인사에 대한 정치 탄압·부당 편파 수사를 하고 있다며 항의할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또 김혜경 씨 소환 조사에 대해선 "추석을 앞두고 이 대표와 가족이 뭔가 심각한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검찰이 다양한 장식품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