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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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거론하면서 본인을 주인공인 검투사 막시무스에, 윤석열 대통령을 황제 코모두스에 빗댔다. 그는 전당대회를 경기에 빗대면서 "황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막시무스의) 옆구리를 칼로 푹 찌르고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2일 밤 MBN '판도라'에 출연해 "누가 만약 전당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서 타협하자면서 (내년) 1월에 전당대회를 하면 11월쯤 또 뭐가 쑥 나타나서 옆구리 한번 푹 찌르고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에 나가는 게 의미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글래디에이터를 거론하면서 "결국 검투사가 대중의 인기를 받게 되고, 그 인기를 잠재우기 위해 황제 본인이 직접 검투사와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서 "그런데 황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옆구리를 칼로 푹 찌르고 시작한다"고 했다.

글래디에이터는 황제의 총애를 받던 로마의 장군 막시무스의 복수를 다룬 영화다. 주인공인 막시무스는 당초 황제인 친아버지를 살해하고 황제 자리에 오른 코모두스의 모함으로 가족을 잃고 검투사가 된 뒤 복수에 성공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 전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선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당이 망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라는 당을 놓고 봤을 때 가처분이 인용될 확률이 20~30%, 40%만 있어도 이 리스크는 걸면 안 되는 리스크"라며 "30%의 확률로 당이 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회사의 오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절대 회사가 30% 확률로 망할 수 있는 일을 쉽게 안 벌이는데, 자신이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면 회삿돈으로 사치스럽게 쓰는 분들이 있다"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또는 이런 사태를 주도하신 분들은 어디에서 갖고 온 판돈으로 이런 일을 벌이시는 건지 저는 약간 의아하다"고 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당이 망한다"고 발언한 이 전 대표는 '본인이 (신청)한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런데 저한테 걸어온 건 저를 망하게 하려는 사람들이다. 평상시 같으면 이런 판단을 하겠냐"며 "전체주의적인 발상으로 '너 혼자 망하면 돼' 이렇게 하는 건데, 아마 이게 본인의 문제 또는 본인의 가족 문제로 치환하면 다 (나처럼) 이런 판단을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옛날에 주호영 비대위원장도 본인이 공천 떨어졌을 때 가처분을 걸었다. 다 무소속 출마하고, 억울하면 다 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그건 개인의 가처분이고, 이건 당의 존립이 걸려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도 징계 처분에 대해 가처분을 걸었다. 그렇다면 그건 사실상 나라를 상대로 한 소송인데, 국가 망하라고 소송한 것이냐.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겨도 져도 탐탁지 않은 딜레마 아닌가'라는 취지의 질문에는 "저는 딜레마가 아니다"라며 "나쁜 사람들 때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