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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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차기 당권주자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다음달 1일 시작되는 정기국회 기간에 여당의 당권 경쟁을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9월 말 또는 10월 초’ 조기전대론은 잦아들었다. 다만 정기국회 종료 시점(12월 9일) 이후 연말과 연초 사이를 두고 당권주자 간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당장 오는 25~26일 열리는 연찬회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는 연말보다 내년 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사진)은 21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12월에 전당대회 (준비) 일정을 시작하면 내년 1월 말이나 2월께 새 지도부가 뽑힐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내부적으로는 권역별 토론회, TV 토론회 등 전대 준비에만 약 45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9일 정기국회가 끝나면 일러도 1월이 돼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김 의원은 주 위원장의 ‘1말 2초 전대’ 언급에 대해 “당의 비상상황을 해를 넘기면서까지 해소하지 못해 새해 벽두 새 출발할 때도 여전히 비정상 상태를 지속한다면 국정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지난 대선 때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당심을 다져놓은 만큼 전대 시점이 빠를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국정감사와 정기국회를 제대로 잘 치른 뒤 전대는 그다음”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늦어질수록 당내 세력 기반을 다질 시간을 벌 수 있는 만큼 ‘2월 전대’도 안 의원에게 나쁠 게 없다.

잠재적 당권주자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나 권성동 원내대표도 연말 전대 출마가 쉽지 않다. 정 부의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권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출마 시 임기 전 사퇴가 불가피한 권 원내대표 입장에선 전대가 늦어질수록 부담이 줄어든다.

전당대회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간다면 당권주자 후보군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 대한 차출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비대위 전환으로 당대표 자리를 잃은 된 이준석 전 대표의 직·간접적인 참전 가능성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주 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전대 재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지금 예상으로는 전대를 시작하면 1월 어느 시점이 될 것”이라며 “그것이 이 전 대표의 자격 정지가 풀리는 것과 맞물려 또 논란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